사실 베테랑에겐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창업초보에게는 너무 헷갈린다.

투자계획서를 받아보면 제대로 된 사업계획 없이 미사여구로만 치장한 걸 자주 본다.

그래서 정리해 보았다.


자금투자(사진 @Pixabay)



“배달의 민족이 네이버로부터 350억을 투자받았대.”
“우와~ 축하해. 이번에 투자 받아서 부자되었겠네?”


스타트업이 투자받는 것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부럽다. 투자를 못받는 것보다 받는 것이 훨씬 더 부럽다.


하지만, 그걸 공짜로 생각하면 안된다.

모든 돈에는 주인이 있다. 그래서 그곳에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투자는 절대 공짜돈이 아니다. 단서를 달고 있는 돈이다.

개인돈 쓰듯이 쓰면 감옥간다. 공금횡령이다.

CEO는 돈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왜 그 돈이 필요한지 그걸로 뭘 해야 하는지 잘 알아야 한다.

그 이야기를 해보자.


투자는 왜 받을까?
만일 1억을 투자해서 매년 1,000억원을 버는 사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99%의 확률로 성공할 수 있다고 하자.

그런데 수중엔 5,000만원 밖에 없다. 그러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5,000만원을 투자받을 것인가?

아니다. 은행으로부터 5,000만원을 빌릴 것이다.

99% 확률로 성공할 게 확실한데 굳이 수익을 남과 나눌 필요가 있을까?


자, 그렇다면 성공확률을 60% 로 낮춰보자. 실패확률이 40%나 된다.

그러면 선뜻 은행돈을 빌릴 수 있을까?

아니다, 실패할 때 생길 빚이 부담된다.


그런데 ‘나는 400억만 벌어도 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위험률을 낮추기 위해 권리 60%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사람을 그만큼 참여시킬 수 있다.


물론 현실 투자는 훨씬 더 복잡하다.

하지만 이게 투자 받는 기본개념이다.

성공은 큰데 실패위험이 높아서 자본을 십시일반으로 모으는 거다.

그리고 나누어 먹을 만큼 충분히 열매가 크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다.


이 기본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게 CEO의 숙제이기 때문이다.


사업을 진행시키려면 투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니라 현실매출 1,000억원 짜리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첫번째 숙제이다.

그래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말이 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비전으로만 끝나면 안된다.

미사여구가 아니라 그림이 동작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투자가들이 안심하고 돈을 넣는다. 

조직을 만들고 제품을 찍어서 시장에 팔아야 한다.

돈을 벌어야 한다. 어렵다. 금방 되지 않는다.

이것이 두번째 숙제다.

현실적인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그림 그리는 건 혼자 되지만, 실현시키는 건 혼자 안된다.


사업을 시작할 때만 투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돈을 벌고 있지만 사업확장을 해야할 때가 있다.

개발팀을 늘리고 광고비를 집행해야 한다.

일정기간동안 경쟁사와 출혈경쟁을 하기도 한다.

이럴 땐 목돈이 필요하다.


은행에서 대출받을 것인가, 투자 받을 것인가?
권리를 나눌 수 있다면 투자가 좋고, 그게 아니라면 대출을 받아야 한다.

물론 돈의 규모와 담보능력에 따라 상황이 복잡해진다.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어쨌든 투자는 이유를 달고 들어온다.

그 이유는 CEO의 숙제다.

생산능력을 높이기로 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마케팅비에 쓰거나 복지비로 쓰면 안된다.


물론 정해진 법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투자자를 속인다면 다음 투자를 기약할 수 없다.

그것은 목돈이 필요한 사업을 더 이상 벌일 수 없다는 뜻이다.

사업에 채워야할 빈틈이 아직 많다면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다.


즉, 투자는 사업에 필요한 돈을 조달하기 위한 자본주의 제도 중의 하나이다.

유무형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투자자는 자본으로 사업에 참여한다.


투자유치는 분명 CEO의 훌륭한 능력이다.

하지만 돈은 반드시 숙제와 함께 따라온다.

100억원을 받았다면 200억원 짜리 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아무 목표없이 투자계획서를 들고 다니면 안된다.

투자계획서란 창업주의 꿈을 파는 거다.

거기엔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단계별로 이루어나갈 것인지,

그 꿈을 이루고 나면 어떤 열매가 열리는지 상세하게 기술해야 한다.

논문을 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투자자를 설득시킬만큼 써야 한다.


다른 회사가 큰 투자를 받았다면 부러워하지만 말고 뭐하려는지 생각해보자.

큰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거다. 필요로 하고 있는거다.

내가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면, 거기에 나의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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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9.02.19 17:37 신고

    투자를 하는측이나 받으려는 측 정말 꼼꼼하게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되기도 하더군요^^

    • BlogIcon greypencil 2019.02.19 17:38 신고

      공감합니다. 꽤 나이드신 분들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깝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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