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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준비

경영학도의 스타트업에 대하여

by 회색연필 2023. 11. 9.

오늘 아침 "프라이머"(VC)를 이끄는 "권도균 대표님"께서 이런 글을 올렸다.

아주 많이 공감이 가서 조금 더 정리를 해본다.

권도균 대표님 페이스북

"사람을 잘 쓰는 걸로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다."

적지 않은 경영학과 졸업생들이 이런 생각으로 창업을 한다.
경험이 없는 분야에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

원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을 쓰려면 돈이 많이 들어간다.

월급 줘야 하니까 !

그런 사람을 많이 써야 하고 오래 써야 한다.

 

더구나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다.

제품을 팔 때도 돈이 들어간다.

생각보다 꽤 큰 돈이 들어간다.

이런 돈은 스타트업이 마련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심지어 실패할 수도 있다.


실패해도 재기하려면 뒷탈이 없는 돈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돈을 빌리지 않고 "투자"를 받는다.

투자는 실패했을 때 갚아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받은 돈이 눈먼 돈은 아니다.

VC에게서 돈을 받을 땐 여러가지 제약들이 붙는다.

 

흔한 한칸짜리 오피스 스타트업

"사람을 잘 쓰는 걸로 ..."로 시작하는 이 문구는 !

아쉽게도 스타트업에 해당되진 않는다.

 

스타트업에선 CEO 가 많은 부분을 자기 몸으로 때운다.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사람을 뽑을 수 없다.

그 일을 계속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사람을 뽑을 수 없다.

 

그래서, 회사는 돈이 없을 때 어떻게 동작하는가?

돈이 없는 회사는 돈이 쌓일 때까지 어떤 변화를 거쳐야 하는가?

 

이 정보에 대한 간접경험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아직은 시작할 때가 아니다.

아는 사람을 찾아서 듣고 그런 사람을 멘토로 두어야 한다.

 

멋지게 꾸며진 성공스토리가 아니라, 애매하고 모호했던 상황을 어떻게 돌파했는지 이야기해줄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옛날 사례

7-8년 전쯤 모 대학 스타트업을 멘토링 했던 기억이 있다.

경영학과 졸업생 한 명이 11번가 같은 쇼핑몰을 만들고 싶어했다.

 

이 분은 개발자 한 명만 있으면 그런 쇼핑몰이 나올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쿠팡 출신 개발자를 높은 연봉으로 영입하고 있었다.

연봉이 쿠팡보다 높았는데, 꽤 진도를 뽑고 있었다.

 

그런데 사업계획을 주욱 들어보니 최소한 개발자 5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반면 CTO 뽑는데 돈을 다 써버려서 추가 개발자 뽑을 여력은 없었다.

 

흐음...

뭐라고 이야기해줘야 할까.

엄청난 자기확신 + 교수님의 격려 + 명견만리 훈수들 + 기타 등등.

그런 것들로 강한 자기최면 상태에 있었다.

 

흐음...

IT 스타트업도 사실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인건비다.

물론 제조업 대비 초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시설비가 없으니까.

 

흐음...

걱정이 된다.

하지만, 더 자세한 상황을 묻기 그렇다.

그래서 몇가지만 이야기해주고 말았다.

 

이 친구가 저지르고 있는 명확한 실수는 이거다.

 

"내가 모르는 영역에, 다른 사람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사업을 시작하는 것"

 

사업을 만드는 + 밀어붙이는 에너지(동력원)

이건 사실 가장 비싼 자원이다.

이건 대부분 CEO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어야 한다.

남을 태워서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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