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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계획

카메라 시장, 어떻게 변했을까? : 파괴적 혁신 사례

by 회색연필 2023. 10. 26.
(1) 파괴적 혁신
    - 기존의 시장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재편함으로써 자기 위치를 차지하려는 전략
    - 보통 저가 제품으로 승부해서 시장을 장악한다.
(2) 존속적 혁신
    - 기존의 시장질서를 활용하여 성능과 품질을 개선하려는 전략
    - 보통 고가 제품을 만들어 수익성과 매출을 높인다.​

 

파괴적 혁신의 두번째 사례가 "카메라 시장"이다.

사실 이건 좁은 의미가 아닌 넓은 의미이다.

 

기업 하나가 일부러 취한 전략이라기보다, 기술혁신 때문에 시장이 완전히 재편된 것이다.

어떻게 변한 건지 알아보자.

 

1. 기존 카메라 시장

카메라 시장은 "카메라(렌즈)" + "필름" + "인화" 시장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카메라는 니콘, 소니 등이 메인이었고, 필름과 인화지는 코닥, 후지 사등이 메인이었다.

 

"필름"은 "빛"에 화학적으로 반응하는 물질을 투명 플라스틱에 발라놓은 것이고

"인화지"는 그 물질을 종이에 발라 놓은 것이었다.

 

카메라도 정밀기술이긴 하지만, 핵심은 필름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워낙 특이해서 코닥이 전 세계 필름시장을 거의 독점했었다.

 

2. 디지털 필름의 등장

CCD, CMOS.

빛에 따라 전자 발생량이 달라지는 "전자기판"이다.

이것이 디지털 필름 역할을 한다.

상용화엔 시간이 걸렸다.

 

CCD는 1975년.

상용화 되긴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보급이 느렸다.

CMOS가 조금 못한 기술인데

1990년대 기술이 진화하면서 급격하게 대체품으로 부상한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미지를 "외장 메모리"에 담았다.

1995년 이후 2G, 3G폰에 카메라 모듈이 탑재되면서, 저장 및 전송기술이 진화한다.

 

3. 스마트폰의 등장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의 명암 교환

통신이 웹페이지를 볼 정도로 빨라지자 아이폰이 등장한다.

안드로이드폰이 등장하고, 카메라 모듈이 진화한다.

 

사진을 찍고 필터효과를 씌운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으로 내 일상을 공유한다.

 

"이렇게 맛있는 걸 먹어요."

"이런 멋진 곳에 왔어요."

"이 책의 문구를 읽어보세요."

기타 등등.

 

처음엔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메모리를 빼서 PC 에 복사한 다음, "뷰어"를 이용해 사진을 열어봤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려면 파일 사이즈를 줄여야 했다.

귀찮아서 안 올렸다.

 

이젠 앱으로 올리면, 알아서 사이즈를 줄여준다.

적당한 해상도, 적당한 사이즈.

그것만으로 친구들이랑 수다 떨기 좋았다.

내 사진을 뽐내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4. 필름시장의 몰락

세계 컬러필름 수요 (출처 : 매일경제)

사진을 찍고 인화지점을 가서 인화를 맡기고,

며칠을 기다렸다가 (종이)사진을 받는다.

 

사진을 스캐너에 읽혀서 PC용으로 저장.

그 다음 파워포인트에 "그림"으로 삽입.

 

너무 동선이 길고 불편했다.

사람들이 몇 번 해보다가 안 해버리게 된다.

하지만 이제 확실히 사진관 갈 필요는 없어졌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하니,

저장 이후의 작업도 간단해졌다.

클라우드가 대중화되니까 관리작업도 간단해졌다.

 

그렇게 필름은 대중의 머릿속에서 점점 잊혀져 갔다.

 

5. 앱 시장의 등장

"스마트폰 카메라"는 "컴팩트 카메라" 시장을 완벽하게 대체했다.

휴대용을 겨냥한 제품이니 스마트폰과 시장이 겹쳐졌다.

 

카메라 모듈은 살아 남았지만, 카메라 모듈은 사라지고,

(보정.저장) 기능은 소프트웨어로 넘어갔다.

 

일본 카메라 협회 "카메라 판매" 통계를 보면,

2012년에 9.8천대였던 출하량이 2016년에는 2.4천대로 줄어든다.

1조 5억엔 시장에서 7,100억엔으로 줄어든 거다.

한화로 환산하면 7조원 정도 된다.

 

대신 이 시장은 앱시장으로 전환된다.

2012년 전 세계 앱시장 규모가 5조원 정도였으니 얼추 근접했다.

 

이제는 비게임분야만 160조원이라 훨씬 더 능가했다.

 

모든 앱이 사진을 사용하진 않지만,

대부분 카메라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걸 생각하면,

그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6. 요약 정리

시장 하나가 저물고 새로운 시장이 등장했다.

이 시장의 등장, 성장은 우연이 아니다.

 

CMOS 기술 + 스마트폰 + 앱.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합쳐야만 이 시장이 만들어진다.

 

어렵고도 지루한 시간이 걸린다.

한 번에 못가고 여러 번 나누어서 걸어왔다.

그래도 10년 정도...면 빠른 셈이다.

 

이렇게 열린 시장은 필름시장보다 훨씬 크다.

단순히 컴팩트 카메라를 대체하는 것을 벗어나,

의료, 요리, 여행앱과 서비스의 일부로 활용되고 있다.

다른 산업의 규모까지 커진거다.

 

음반 산업과는 다르게 필름은 저항의 시기가 없었다.

워낙 하드웨어적 특성이 달랐기 때문이다.

다만, 사용자로선 이거나 저거나 비슷했을 뿐.

 

7. 복고

컴팩트 카메라는 필름과 함께 카메라까지 사라졌지만,

전문가 카메라는 "카메라" 자체는 살아남았다.

 

필름부만 디지털로 바뀌면서 DSLR 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SLR (Single Lense Reflex) 영역은 DSLR로 살아남았다.

대형 렌즈가 주는 사진 품질은 여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튜브가 뜨면서 고화질 전문가용이 필요하다보니,

DSLR 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복고풍으로 즉석사진기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그건 산업을 바꾼다기 보다는,

제품 하나가 유행하는 걸로 봐야 할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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