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타트업/계획

음반시장, 어떻게 변했을까? : 파괴적 혁신 사례

by 회색연필 2023. 10. 4.
(1) 파괴적 혁신
    - 기존의 시장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재편함으로써 자기 위치를 차지하려는 전략
    - 보통 저가 제품으로 승부해서 시장을 장악한다.
(2) 존속적 혁신
    - 기존의 시장질서를 활용하여 성능과 품질을 개선하려는 전략
    - 보통 고가 제품을 만들어 수익성과 매출을 높인다.

 

파괴적 혁신을 이야기할 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두가지 사례가 있다.
바로 "필름 카메라" 산업과 "음반" 산업.
이 중에서 "음반" 산업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누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1. 음반이란

"음반"이란 원래 축음기의 LP 판을 말한다.

LP란 Long Play record의 약자이다.

 

"반" 자는 편평한 접시 같은 걸 말한다.

"음"은 음악을 말하고...

노래를 저장했다 두고 두고 듣는 기술인데,
"Player" + "음반(노래)" = 축음기가 나오면서 가능해졌다.
Player는 기술회사가 만들었고, 음반은 음반제작사가 만들었다.

1890년대다.

 

"음반제작사"는 어떤 일을 했을까?

이런 일을 했다.

노래 => 음반으로 변환.
- 노래(가수) => 제작(스튜디오 녹음 + 악기(악단) + 편집 + LP제작) + 판매(유통 + 홍보 + 반품)  => 소비자

즉, 음악을 소비가능한 매체로 전환하는 "상품화" 작업을 한 거다.

그리고 음반을 유통하고, 판매 수익을 나누는 구조로 먹고 살았다.
물론 제작 프로세스는 "음반 제작사"들이 거의 독점했다.
 
그런데 mp3 가 등장하면서 이 시스템이 다 깨져버린다.
"온라인 다운로드 후 바로 실행."

이게 가능해지면서 불법 복제를 막을 수 없게 된거다.

 

전통적인 판매 프로세스("유통 + 홍보 + 반품")가 큰 타격을 받고 사라져 버렸다.

1. DRM의 시대

mp3 player가 처음 나왔을 때 음반시장은 좋아했다.
음악을 많이 팔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날이 가면서 당황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처음에는 불법 복제를 막도록 기술을 개발했다.
허가된 기계에서만 실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허가를 내려주는 회사를 선정했다.
주로 이동통신회사가 맡았다.

음,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선 불편했다.

휴대폰으로 다운받은걸 PC로는 들을 수 없었다.

기계를 잃어버리면 음악도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아예 DRM이 없는 파일을 불법루트로 다운로드를 했다.
또는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DRM을 제거했다.
그렇게 대세를 막을 수 없게 되었다.
 

2. 스트리밍의 시대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굳이 다운로드할 필요가 있을까?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면 그냥 틀어주면 되지 않을까?

스트리밍 서비스가 그렇게 시작되었다.
멜론, 지니 ...
 
그렇게 사람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복잡하게 Torrent 를 돌릴 필요도 없고, 신곡을 찾으려고 열심히 구글링할 필요도 없었다.
카페 사장님들은 엄청 편해졌다.
백화점 담당자들도 엄청 편해졌다.
 

3. 대 유튜브의 시대

유튜브가 나오면서 다운로드는 거의 사라졌다.
유튜브에는 없는 음악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새로운 음악이 나오면 아예 유튜브부터 올린다.
팬들이 먼저 듣고 먼저 즐긴다.
 
아직 멜론이 대세지만, 점차 유튜브의 시대가 되고 있다.
 

4. 음반제작사

음반사는 음반을 만들어 팔았다.
음반이 제품이었다.
 
아마츄어 가수를 만나면 노래를 음반으로 만들었다.
음반 판매 수익을 가수와 나누었다.
 
하지만 가수를 만나지 못하면 배 고픈 사업이었다.
 

5. 기획사

잘 팔리는 음악이 있었다.
시즌별로 이벤트별로 핫한 사건별로.
크리스마스 때면 캐롤이 필요했고,
드라마를 만들면 OST도 필요했다.
그렇게 음반사는 기획사의 역할까지 하게 되었다.
 

6. 연예 기획사

이젠 어릴 때 만나서 춤도 가르쳐주고 노래도 가르쳐준다.
노래도 만들어 주고 음반까지 만들어 준다.
판매까지 해서 돈까지 만들어준다.
TV 방송도 출연시켜 주고 연예 공연도 다닌다.
 
이젠 상품이 "음반"이 아니라 "연예인"이 되었다.
"연예인"을 굴려 무얼하든 돈을 만들어낸다.
 
업이 바뀐거다.
 

7. 수익모델

이젠 불법복제를 막을 수 없다.
그러다보니 아예 음반을 싱글로만 만든다.
딱 한 곡만 담는 거다.
 
혹은 아예 유튜브에 직접 올려 버린다.
어차피... 라는 생각으로.
 
음반은 팬들 수만큼만 찍는다.
그러다보니 100 만장 찍기. 정말 힘들게 되었다.
 
대신 공연으로 수익을 만든다.
굿즈로 수익을 만든다.
 
연예인과 관계된 건 뭐라도 팬들이 사준다.
이젠 "판타지"가 상품이 된 거다.
 

8. 무엇이 변했나?

"지구레코드", "오아시스레코드"
유명했던 음반사들은 사라졌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SM 엔터테인먼트" 등.
연예 기획사들이 전면으로 나섰다.
 
음악을 듣는 욕구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즐기는 방식"이 바뀌었다.
작고 가벼운 mp3 player 조차 번거로워,
휴대폰 안의 앱으로 통합되어 버렸다.
 
그러면서 콘텐츠가 바뀌고 제작.유통구조가 바뀌었다.
모두 기술의 진화 때문이다.
 
이제 제작자들은 음악을 팔지 않고 공연을 판다.
그러기 위해서 연예인을 기획하고 만들어낸다.
 

9. 시사점

변화는 한쪽 방향으로 흘렀다.
과거에 묶여 있던 회사는 사라졌고, 새로운 회사가 살아 남았다.
무엇이 이 차이를 갈랐을까?

(1) 시장 흐름을 바꾸지 않았다.

DRM을 어쩌고 하는 회사는 대부분 사라졌다.

저작권 보호가 필요없다는 게 아니다.

소비자를 통제하는 방식이 외면받았다는 거다.

 

소비자를 바꾸는 건 트렌드의 영역이다.
트렌드는 꽤 거시적이고 복잡한 흐름이다.
이걸 굳이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거대한 자본을 부으면 트렌드를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 거대한 자본이 없다.
거대 자본이 없을 땐 시장을 바꾸지 않는다.

(2) 따라갈 것이냐 말 것이냐

시장의 변화는 욕구적이고 근시안적이다.
정의롭거나 바른 방향이 아닐 수 있다.
 
그러니 불평하고 비판할 수 있다.
옳다 그르다로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선택은 하나로 귀결된다.
 
"따라 갈 것이냐 말 것이냐?"
 
가야할 길이라면 "비판"할 게 아니라, 이 기회를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3) 사업모델의 진화

연예인을 상품으로 바꾸는 건 꽤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이다.

그런데 했다.

 

"판타지", "연예인" 이런 건 옛날엔 상품이 될 수 없었다.

그런데 했다.

 

키우는 기간이 긴 만큼 소속연예인이 배신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했다.

 

산 넘고 바다 건너는 일만큼 복잡하지만 기업들은 했다.

새로운 길이어서 불편하고 험했지만 개척하며 나아갔다.

예측할 수도 없고, 잘 모르지만 그 길을 간 거다.

 

고객을 불편하게 하지 않고 시장에 다가설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으니까, 그 길을 간거다.

 
끝.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