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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링/스타트업

초보 CEO의 실수. 비전만 말하기

by 반포한강공원 2020. 3. 14.

 

 

스타트업 동네의 흔한 모습

스타트업에서 흔히 보게되는 모습이 있다.

초보CEO라면 거의 대부분 하게 되는 실수.

심지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회사를 망하게까지 만드는 실수.

 

그게 뭘까?

바로 "비전 말하기"다.

비전 말하는게 잘못된거라고?

아니다. 그건 잘못된게 아니다.

 

그것"만" 말하는게 잘못된거다.

목표랑 헷갈리는게 망하는거다.

 

비전, 왜 필요한가?

"비전선포"는 경영자가 디테일까지 못챙기니까 하는거다.

방향이 이러하니 알아서 맞추라는 뜻.

현실적으로 실무레벨까지 챙길 수 없으니까 하는거다.

 

단, 비전선포만으로 회사가 돌아가려면

직원들에게 실현능력이 있고, 비전에 대해 우호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채용이 까다로워진다.

 

물론 그렇게 채용된 직원의 선택이 항상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나마 이 방법이 제일 낫다.

마이크로 매니지니먼트

사실 효과가 좋긴 하다.

결정권자가 실무레벨까지 보고 문제를 푸는거니까 빠르다.

아랫사람으로선 더할 나위없이 편하다.

의사결정과정도 짧고 일도 효율적이다.

업무생산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직원들이 한번 이 맛을 보면 다시는 스스로 일하지 않는다.
윗사람이 일하지 않는다고 비난할 뿐, 절대 선을 넘고 싶어하지 않는다.

 

몇달 뒤 팀장은 번아웃되고,
그런 팀장은 결코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

즉, 복제.확산되기 매우 어려운 방법이다.

 

회사의 제1목표는 "존속"이다.

존속할 수 없다면 "최대이윤추구"도 무의미하다.

 

똑똑하면서 협력적인 사람을 뽑고 비전을 선포하는 것.

회사가 존속할 수 있는 비교적 효과적인 선택이다.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는 아주 위급한 상황에서만 쓰는게 좋다.

 

투자

CEO는 투자를 받기 위해 우리 사업을 홍보한다.

우리 제품을 팔려고 고객들을 열심히 만난다.

이 제품이 얼마나 훌륭한지 얼마나 위대한지, 만들어지기도 전부터 자랑한다.

종종 비약이 지나쳐 달나라 가는 때도 있다.

 

비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직원들은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투자가에겐 그렇지 않다.

최종목표가 매출 10억인 회사에 100억을 투자할 순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비전은 미래를 대변한다.

 

CEO는 이런 비전을 담보로 투자를 받는다.

그래서 비전이 목표이자 숙제가 된다.

스스로에게 엄청난 압박이 된다.

 

투자, 비전, 목표

그런데 여기서 회사의 운명이 갈린다.

첫번째 분기점이다.

초보CEO는 투자자와의 약속을 비전으로 삼는다.

그리고, 그걸 목표로 잡는다.

 

휴우~

CEO에겐 가장 직관적이고 쉬운 방법이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조직입장에선 그렇지 않다.

 

CEO가 달나라 이야기를 하면, 직원들은 우주선을 만든다.

당장 팔아야 할 것은 "자동차"인데도 말이다.

 

회사가 내일 당장 파산하더라도 직원들은 우주선을 만든다.

그렇게 훈련된 사람들이다.

 

직원들은 "실행"을 한다.

팀장은 "설계"와 "실행"을 담당하고,

이사는 "전략"과 "설계"를 담당하고,

CEO는 "경영"과 "전략"을 담당한다.

 

즉, 직원은 "실행"을 잘함으로써 평가받기를 원한다.

CEO와는 입장이 아주 다르다.

그래서 고민, 준비없이 비전을 선포하면 

회사는 굉장히 이상한 곳으로 가버리고 만다.

 

비전까지 한걸음에 갈 순 없다.

몇번의 단계를 지나야 하고,

그 단계를 지나가기 위해선

목표를 적절하게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알맞게 움직인다.

 

사례

스타트업 CEO가 있었다.

매우 훌륭한 개발팀장을 뽑았다.

우리가 얼마나 멋진 서비스를 만들건지 설명을 했다.

아주 열심히 잔뜩 설명을 했다.

 

1년이 지나고 서비스를 오픈했다.

그런데 이 때 서버수가 100 대였다.

한달 운영비가 1천만원이었다.

 

하지만 가입자수는 0명.

한달을 영업해도 1,000명 모으기 힘들었다.

1년을 영업해도 1만명 모으기 힘들었다.

1억명이 쓰는 건 그냥 먼미래의 꿈이었던 거다.

 

하지만, 팀장은 영혼을 끌어모아

1억명이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사업은 생각하지 않고 말이다.

 

서비스가 오픈하자 투자금이 활활 불에 타기 시작했다.

회사는 몇달 가지 못하고 망했다.

월급을 주지 못해서.

 

사실 CEO가 원한건 서버 1-2대에서 돌아가는 작은 서비스였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비전이 말한 건 언제나 서버100대짜리 서비스였다.

 

조직운영에 대한 CEO의 서투른 착각이 회사를 망친거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말도 안되는 것 같은데 매우 자주 본다.

똑똑한 사람도 자주 이 블랙홀에 빠져버린다.

망해버리곤 이렇게 말한다.

"소프트웨어 사업은 안돼, 다시는 안할거야 !!!"

이렇게 소프트웨어업계는 개발자 1,000명을 취직시켜줄 기회를 잃어버리고 만다.

 

그런데 이런 일이 도대체 왜 일어날까?

CEO가 조직운용과 투자유치를 헷갈렸기 때문이다.

자금회수기간, 제품생산주기, 자원운용전략 등에 대한 감이 없는거다.

자기가 말하는 게 얼마짜리 꿈인지 모르는거다.

 

음, 그런데 CEO가 그걸 꼭 알아야 할까?

CEO인데 모르면 안되나?

 

아니다. 알아야 한다.

그런 걸 잘 알고 행동하는 걸 "기술경영"이라고 한다.

 

자동차 공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자동차 회사에 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모르고,

자동차 회사를 설립할 순 없다.

잘 운영할 수도 없고,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

 

혹시 개발팀장이 잘못한걸까?

적절한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을까?

물론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원망한다고 해서 실패가 성공으로 바뀌진 않는다.

결국 결과는 다 책임자의 몫이다.

 

잘하자.

비전은 넓고 높을수록 좋다.

그게 시장의 넓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용화, 일반화된 용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현장은 그렇지 않다.

범용화된 용어를 사용하면,

개발목표와 기간, 비용이 확 늘어난다.

 

조직과 이야기할 때는

목표를 구체적인 하나로 좁혀야 한다.

모두 다 만드는 게 아니라,

먼저 만들어야 할 것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게 잘 팔리면,

다른 기능 하나를 더 붙이는거다.

"구현"은 "선택"이다.

 

절대 투자가에게 말하듯이 개발팀장에게 말하지 말자.

꿈과 현실을 헷갈리면 100% 망한다.

 

요약

- 사장도 사장되는 걸 배워야 한다.
- 가르치는 사람이 없으니 사람에게 배우든 책에서 배우든 하자.

- 못배우면 다 돈과 시간으로 댓가를 치러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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