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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IT경영

봉구스 밥버거와 CEO 리스크

by 회색연필 2018. 10. 4.

봉구스 밥버거 오세린 대표. 지난 10월 네네치킨에 몰래 매각을 하고 도주했다.


CEO Risk

대표가 회사의 위협요소라는 뜻이다.

대표가 없으면 회사가 멈춘다. 대표때문에 회사가 점점 위험해진다.

그런 뜻이기도 하다.


오세린 대표.

2010년 노점상

2011년 법인설립

2014년 900호점 돌파, 뇌졸증

2015년 환각제 + 필로폰, 엑스터시

2017년 징역1년6개월, 3년 유예

2018년 네네치킨이 인수


불황 속에서 톡톡히 혜택을 보았던 기업이다.

2,500원짜리 주먹밥이라니.

점심값이 1만원 하는 시대에 정말 혜자스러운 가게가 아닐 수 없다.


그가 저지른 잘못은 두말할 필요없이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CEO Risk 는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

종종 비슷한 모습을 SW 업계에서도 보기 때문이다.

사업을 1차로 성공한 사람들이 반면교사로 삼을만하다. 



CEO의 압박

"두번째 성장은 어떻게 이루어낼 것인가?"

1차로 성공한 사장의 첫번째 고민이다.


회사성장은 대부분 투자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그 투자라는 게 알고 보면 다 빚이다.

돈을 벌어서 갚아야 한다.

(이건 이야기가 길어서 따로 정리하겠다.)


내일의 회사에 빚을 지우고 오늘의 회사가 성장하는 방식.

사실 그게 적지 않은 기업들의 현실이다.


고정비는 꾸준히 나가는데, 매출은 등락을 거듭한다.

악재를 만나면 한방에 훅 가기도 한다.

그 공백을 메꾸려면 계속 성장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CEO는 스스로 압박하면서 외로운 길을 걷는다.

이해한다.


현재에 대한 불신

CEO에게 현재는 극복의 대상이다.

종종 버리는 선택도 해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CTO를 영입인다.


회사를 개혁한다. 직원들이 떠나간다.

사람이 떠나니 시스템이 안돌아간다.

시스템이 불안하니 사용자도 떠나간다.

아주 흔한 2.0 의 실패 스토리다.

정말정말정말 흔한 실패 스토리다.


피봇팅이 아니라면 그렇게 하면 안된다.

타잔 줄타기를 해야 한다.

새로운 줄을 잡은 다음에 지금의 줄을 놓는다.

현재를 버리고 새로운 걸 쥐는 게 아니라, 새로운 걸 쥔 다음 이동을 한다.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옮겨탈 수 있으면 제일 좋다.

불완전하고 부족한 걸 못견디면 사람을 잃는다.

사람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건강 불태우기

현재 사업에 대한 미래는 뻔하다.

어떤 사장도 자신의 미래를 밝게 보진 않는다.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건강을 불태우며 일한다.

설립 3년만에 900호점을 내었다. 정말 엄청난 기세다.

3년이라면 시스템이 많이 부족했을 것이다.

몸 상하는 줄도 모르고 일했으니, 어쩌면 뇌졸증은 당연한 결과이다.


소프트웨어 업계도 마찬가지다.

코스닥 상장 직후 급사한 사장님을 보았다.

회사일을 놓지 못해, 수술일정도 못잡는 분이 계셨다.

돈 구하러 다니다가 모텔에서 객사한 분도 있었다.

극한의 상한까지 가서도 멈추질 못한다.

어딘가 고장나고서야 멈춘다.


시스템이 없다면 불완전한 채로 멈춰야 한다.

불편하고 껄끄럽지만 일단 멈추어야 한다.

좀 더 뛰면 해결할 수 있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경영학에서는 말한다.

"회사의 제1목표는 최대이윤추구가 아니라 지속적인 생존이다."라고.


오래 생존하는 게 먼저다.

물들어 올 때 노젓는 것도 좋다. 

하지만, 살아 있어야 삶도 사는 거다.


한계를 넘어서면 일단 멈추어야 한다.

정신 없고 시끄럽고 불안하겠지만, 일단 멈추어야 한다.


두번째 성장은 시스템으로 풀어야 한다.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사람을 복제해야 한다.


'배워서 하는 방법'과 '좋은 리더를 구하는 방법'이 있다.

좋은 리더란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실천해 본 사람이다.


무너지고 난 다음엔 늦다.

"총각네", "봉구스" 뿐만 아니다.

나는 다섯번의 사례를 더 만났다.


1.0을 성공했다고 해서 2.0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게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함께 간다는 건 조직갈등, 느린 발걸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받아들이는 대신 무거운 짐을 나눌 수 있다.

오래 살고, 멀리 가기 위해서는 직원들과 짐을 나누어야 한다.


남이 하는 일은 항상 내맘 같지 않다.

그걸 받아들여야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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