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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개발자

개발자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

by 반포한강공원 2023. 9. 20.

종묘

종로 종묘 앞이다.
70세는 넘어야 명함을 내밀 듯한 분위기다.
 
자세히 보면 제법 멀끔한 분들이 많다.
10년 전과는 많이 다르다.
사무직이었던 분들이다.
 
개발자들은 저 나이가 되면 어디에 있을까?
여전히 네이버, 카카오 같은 곳에서 짱짱하게 개발할 수 있을까?
 
단연코, 아니다!
 

개발자 퇴사연령

네이버는 퇴사연령이 40대 초반이다.
이후에는 스타트업을 가든 치킨집을 열든 해야 한다.
 
50대는 프리랜서로 일해도 부담스러워하는 나이다.
작은 회사 사장님이기 때문이다.
 
내공이 CTO 급 이상이라 일단 대화에서 압도된다.
압도되는 사람과 일하고 싶은 사람이 있겠는가?
 
젊은 직원들이 눈치를 보고 고객들도 눈치 본다.
왠간한 일 아니면 대하기 어려워서 일을 잘 안준다.
 
60대까지 개발이야 할 수 있겠지만 역시 좁은 문이라는 뜻이다.
즉, 쉬운 선택도 아니고 활짝 열려 있지도 않다.
 

떠밀리는 창업

결국 CEO 로 살아가야 한다.
1인 프리랜서든, 직원 고용을 하든...
직원이 아닌 CEO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언제부터?
직원으로 뽑히기 힘든 순간부터.
그 기회가 좁아지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아마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이 될거다.
 
그러다가 60대가 되면...?
새로운 언어나 플랫폼은 젊은 친구들이 낫다.
팀이랑 어울리는 것도 빠르게 피드백하는 것도
또래들끼리 소통하고 일하는 게 훨씬 낫다.
 
물론 60대 아저씨도 어울릴 수는 있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결국 아저씨들은 주류가 아닌 일을 하게 된다.
조금 느려도 튼튼한 일이나 오래된 기술들을 유지보수하게 된다.
 
그러니 오래된 기술을 천대하지 마라.
제 역할을 하고 있다면 자기 몫을 하는거다.
 

건강

학생 때는 새벽밤을 새면서 컴퓨터와 씨름했다.
오전 내 골아 떨어져 있는 게 스스로도 멋있었다.
 
취업을 하고선 "현실 문제"를 푸는 게 너무 뿌듯했다.
현장이 개선되고 혜택받는 사람이 생긴다는게 너무 보람찼다.
그래서 술 마신 다음날도 피곤하지 않았다.
 
일을 잘하니까 일이 더 몰려 들었다.
기를 쓰고 하다 보니 술을 더 마시고 더 빡세게 일을 했다.
 
10년 정도 되니까 몸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지방이 붙고 피가 탁해졌다.
대사 질환이 오고...
 
육체적 전성기는 30세였던 것 같다.
그 이후로는 줄곧 내리막이었다.
40세, 딱 10년이 되니까 쌓아두었던 건강적금이 떨어졌다.
40세부터 작은 질병들이 몰려왔다.
 

미래 계획

육체 노화는 진행을 늦출 뿐 막을 수 없다고 한다.
즉, 육체적 전성기를 감안하고 인생 플랜을 짜면 안된다.
 
30대 때 하루 10시간 일해도 괜찮았으니
60세에도 10시간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40세가 되면 육체능력은 30대에게 밀린다.
50세가 되면 40세에게 밀린다.
 
집중시간, 대화속도. 모두 다르다.
공부하고 습득하는 정도도 다르다.
 
10시간 짜리 계획을 했다면 다 틀어지게 된다.
8시간 집중하는 것도 버겁다.
 
60세의 개발은 30세의 개발과 달라야 한다.
같은 걸로 경쟁하면 밀린다.
 

스타크래프트?

종묘 공원의 노인들은 세대가 바뀌면 사라지게 될 것 같다.
바둑을 배워본 적도 없고 두고 싶지도 않다.
그러면 바둑 두는 노인은 없다.
 
10년 후의 노인정은 PC 방일 수도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를 하느라 시끌법적 하겠지.
 
게임머니 환전하고 아이템 팔아서 하루 한끼를 때울 수도 있다.
노인 일자리가 게임 아이템 파밍일 수도 있다.
 
육체가 늙어간다는 건,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변화다.
절대 자만하고 자신해선 안될 일이다.
 
40대는 50대를, 50대는 60대를 생각하자.
건강 유지가 우선이다.
 
그런데 60대가 되어서도 내 가치가 떨어지지 않으려면 무엇을 가져야 할까?

이런 거 생각해보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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