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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처음 CTO를 하는 사람에게 드리는 글이다.

사실 사장님은 이런 생각할 틈이 없다.

앗 하면 빚더미 위에 올라 앉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종종 동업자, 코파운더에게서 나타난다.

나도 그랬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거다.

하지만, 계속 물을 거다. 중심을 잡아야 전진할 수 있다.


세상에 없는 걸 만들다 보면 종종 길을 잃는다.
참고할 이정표도 없고 판단할 기준도 없기 때문이다.


자존심 때문에, 치밀한 계산놀이 때문에
내가 모든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이 상황이 되면 혼란스러워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판단을 잘못한 거다.

"세상일은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하나의 시간흐름 속에서
자기 욕구와 생각을 실현하고자 서로에게 관여하는 갈등의 과정이다."

한동안 잘 되는 듯 보여도 곧 잘 되지 않는다.
혼돈은 계속 밀려 오고 있고,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이 때 원점으로 돌아가기 위한 질문, 몇가지가 있다.

01. 누가 살까? (Buyer)

사업활동이란 유무형의 가치를 파는 활동이다.
즉, 기업에게 가치란 곧 돈이다.

 

하지만, 팔려면 사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시작점이 여기다.
"누가 돈을 주는가?"

아무도 사지 않는 제품을 10년 동안 만들 순 없다.
생산비용이 곧 돈이기 때문이다.

돈이 많다면 공중에 100억쯤 뿌려도 된다.

 

무언가를 만들겠다면, 사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무얼 만들것인가?"

"어떻게 팔 것인가?"

 

이 질문을 하기 전에, 반드시 이것부터 정해야 한다.

 

"누가 살 것인가?"

 

두리뭉실하게 정하면 안된다.

내일 당장 만날 수 있게, 그 사람을 정해야 한다.

 

누구나 살 수 있다.

이런 말은 내가 삼성전자가 된 다음에 생각한다.

 

02. 무엇을 팔 것인가? (Product)

이건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복잡하다.
영리기업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제품은 유형의 물건일 수도 있고, 무형의 서비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어떤 만족감을 파는 거다.

이런 만족감을 주는 존재를 "가치"(Value) 라고 한다.

가치가 만족되어야 사람들이 산다.

 

가치는 제품의 본질이다.

그런데 가치란 뭘까?


인스타그램 = 모든 순간을 찍고, 공유한다. = 사진 찍은 즐거움을 판다.
배달의 민족 =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 먹는 즐거움을 판다.

 

가치란 이런거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을 팔 것인가?"

이 질문은 두가지를 결정한다.

(1) "무엇을 만들것인가?"
(2)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리고, 이 두가지가 다음을 결정한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이게 결정되어야 지금 내가 움직일 수 있다.

 

03. 실패하면 무얼 남길 것인가?

사업은 실패할 수 있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될 수 있다.
실패했을 때를 상상해본다.

"나는 무엇에 도전하다 실패했는가?"

이 질문은 내가 다음에도 도전할 것인가를 묻는다.
다음 투자가를 설득할 밑천이기도 하며,
다음 동업자에게 들려줄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니,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만일 실패했다면 무엇 때문에 실패했는가?"
"뭔가 하지 않아서 실패했고 그걸 후회한다면, 지금 그걸 해야하지 않을까?"

이 생각은 지금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알려준다.
할까 말까, 망설일 때 결심하게 해준다.

모든 정치적 상황은 잊는다.
주변인의 상황도 잊는다.

오직 하나의 가치에만 집중한다.

 

04. 나는 무엇을 만드는 사람인가?

회사 제품은 나혼자 만들지 않는다.
절대 그래야 한다.
누가 혼자서 전부를 만들고 있다면 그 회사는 이미 망한거다.

1인이 만들 수 있다면 누군가 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는 거다.
1인이 만들 수 있다면 퀄리티도 1사람어치 밖에 안된다는 거다.


지금 당장은 괜찮아도, 뜨면 금방 따라잡힌다.

세상에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많다.

나에게만 열린 기회는 없다.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기업에 투자할 사람은 없다.
당장 사장 자신조차도 그렇다.
다음 달에 망할 기업에 10억을 넣진 않는다.

"존속"은 회사 제 1의 가치다.

반드시 조직플레이 속에서 나의 가치를 정의한다.
회사의 흐름 속에서 나를 정의한다.
회사의 철학과 비전 속에서 나를 정의한다.

회사가 제공해야 하는 가치.

직원이 회사에게 제공해야 하는 가치
그 속에서 나의 일을 정의한다.

05. 산책

머리가 복잡할 땐 혼자 있는 게 좋지 않다.
자꾸 생각이 번진다.
깊어지는 건 괜찮은데, 번지는 건 안된다.

오판 확률 100% 다.

사람을 만나거나 밖을 돌아다닌다.
산책을 하면 머릿속이 좀 정리된다.

길을 잃었을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거다.

 

모르는 상황을 만났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거다.

 

그래야 그 다음 진도로 나아갈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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