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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의 교훈, 서비스와 사업의 차이

category 수다 2019. 7. 12. 01:53

 

tvN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네이버 "실검"에 "싸이월드"가 뜬다.

돈이 안벌려서 개발자 월급이 밀렸다고 하더니.

개발자 퇴직 이야기인가?

뭔가 하고 눌러봤다.

 

그런데 아니다.

드라마에 비슷한 장면이 나왔단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드라마에서 "마이홈피"란 걸 접는단다.

 

"마이홈피"...

갑자기 "미니홈피"가 생각나네.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구나.

 

그래서 내 미니홈피도 궁금해진다.

'살아있기는 할까?'

들어가본다.
...

아, 들어왔다.

뭐가 뭔지 낯설다.

 

이것저것 페이지가 많이 변했다.

내가 올린 사진은 언제 멈춰있을까?

2012년이다.

어, 꽤 최근인데?

아니다, 테스트로 올린거군.

사실은 2007년에 끝났다.

 

그런데, 이거 왜 망했을까?

"싸이월드", 왜 망했을까?

갑자기 정리하고 싶어진다.

언론은 Facebook 때문이라고 한다.

일리있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싸이월드가 망한 건 대기업이 인수했기 때문이다.

네이트에 인수당한 후 성장이 멈추었다.

매출은 엄청 올렸는데, "서비스" 성장은 없었다.

인터넷사업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있다.

그 때는 나도 몰랐다.

인터넷서비스는 3박자가 맞아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사업", "서비스", "개발".

 

개발은 "생산"이고,

서비스는 "판매",

사업은 "수익"이다.

 

사업, 서비스, 개발

"동물원"을 예를 들어보자.

 

이 "서비스"는 보기 힘든 동물들을 모아놓고,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즐겁게 구경시켜주는거다.

즉,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호기심이나 감각적 만족감을 채워준다.

어려운 말로 "가치창출"이라고 한다.

 

그러면 돈은 뭘로 벌까?

"입장료"를 받는다.

그런데, 동물수가 늘고
밥 많이 먹는 큰 동물이 들어오면 
입장료만으론 안된다.

 

"음식"+"음료수"를 추가로 판매한다.
그것도 일이 많다.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식당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런걸 "수익 사업"이라고 한다.

 

"개발"은 뭘까?

이 동물원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일체의 생산활동을 말한다.

새로운 동물의 거주공간 확보부터,

손님들에게 선보일 행사프로그램,

티켓결제와 홍보시스템까지,

모든 것을 총망라한다.

참고로 "동물보여주기"는 "가치판매",
밥이나 음료수 파는 건 "제품판매"라고 한다.
하지만 밥을 먹기 위해 일부러 동물원에 오는 건 아니라서,
"동물보여주기"를 핵심가치, 핵심사업, 핵심제품 등으로 표현한다.

 

그럼, 싸이월드는 어땠을까?

인수 후에는 "사업"만 열심히 했다.

도토리 팔아서 엄청 돈을 많이 벌었다.

하지만 정작 동물원은 좋아지진 않았다.

대기업이라 매출중심으로만 서비스를 해석한거다.

"서비스" 성장은 멈추었다.

하마는 병들고, 호랑이는 잠만 잤다.

시대가 바뀌자 아무도 동물을 보러 오지 않았다.

속된 말로 단물만 실컷 빨렸다고 표현한다.

 

싸이월드의 교훈

한번은 제휴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지인에게 물어보았다.

 

나 : 어떻대?

지 : 검토 테이블에 올라가지도 못했어.

나 : 우리 제안이 부족했나?

지 : 그런 건 아니었어. 그냥 검토하지 않는거야.

 

내부 분위기를 들었다.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다.

감히 말을 걸어볼 수도 없었다.

뭔가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었고,

외부로 뚫린 채널은 없었다고 한다.

 

잘되고 있다기 보다 고립된 듯 보였다.

자세한 이야기 하긴 좀 그렇다.

다만, 교훈이 있었다.

 

첫째, 3요소를 함께 성장시키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다는 것.

둘째, 적정선을 유지하려면 한가지 목표에 매몰되지 말것.

셋째, 장사 잘된다고 손님이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것.

넷째, 한 번 꺾인 서비스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

 

인터넷서비스는 일종의 애착템이다.

사용자의 신뢰와 친밀도가 매우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호작용에 의해 쌓이는 거다.

한번 신뢰를 잃으면 다시 찾을 수 없다.

사람이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옛날사진을 아무리 흔들어대봤자,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미 다른 곳에 글과 사진을 올리고 있다.

그곳을 버리고 돌아오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싸이월드는 추억일 뿐이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아야 아름답다.

사업 접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방향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다.

 

욕심만 남고, 사용자는 없다.

싸이월드 개편 이후 기대감에 몇 번 들렀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사용자"는 없고 회사욕심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가 왜 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사업"은 회사욕심을 투영해도 된다.

사람들이 어색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서비스"는 그렇지 않다.

사용자를 투영해야 한다.

내 맘에 들지 않으면 찾아올 이유가 없다.

 

그 이후 싸이월드를 마음에서 지워버렸다.

내 예측이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미 악순환에 접어든 것 같다.

아직도 싸이월드에 사진이 남아 있다면 빨리 백업하자.

아쉽지만, 다시 부활할 것 같지는 않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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