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네이버 "실검"에 "싸이월드"가 뜬다.

'개발자 퇴직 이야기인가?'

뭔가 하고 눌러봤다.

돈이 안벌려서 개발자 월급이 밀렸다고 하더니.

 

그런데 아니다.

드라마에 비슷한 장면이 나왔기 때문이란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드라마에선 "마이홈피"란 걸 접는단다.

 

갑자기 내 미니홈피가 궁금해진다.

'살아있기는 할까?'

들어가본다.

이것저것 페이지가 많이 변했다.

뭐가 뭔지 낯설다.

 

'아, 들어왔다.'

내가 올린 사진은 언제 멈춰있을까?

2012년이다.

어, 꽤 최근인데?

아니다, 테스트로 올린거다.

사실은 2007년에 끝났다.

 

그런데, 이거 왜 망했을까?

갑자기 정리하고 싶어진다.

언론은 Facebook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싸이월드가 망한 건 대기업이 인수했기 때문이다.

네이트에 인수당한 후 성장이 멈추었다.

매출은 엄청 올렸는데, "서비스" 성장은 없었다.

인터넷사업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있다.

그 때는 나도 몰랐다.

인터넷서비스는 3박자가 맞아야 지속된다.

"사업", "서비스", "개발".

 

"사업"은 돈을 벌기 위해 뭔가를 파는 행위이다.

하지만 그걸로 사용자를 묶어둘 순 없다.

스크루지에게 매력을 느낄 사람은 거의 없다.

무한정 돈을 쓸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사업은 확장에 한계를 가진다.

즉, "수익모델"은 매우 중요하지만, 사업의 "본질"은 아니다.

 

"사업"의 본질은 "서비스"다.

사람을 모으고 계속 찾아오게 하는거다.

뉴스일 수도 있고 영상일 수도 있고, 기능일 수도 있다.

사람이 많아야 "우산"이라도 팔아볼 수 있다.

 

"개발"은 "생산"이다.

"사업"과 "서비스"를 생산한다.

품질과도 직결되고, 사용자 만족감과도 직결된다.

개발이 엉망이면, "사업", "서비스"의 의도가 실현될 수 없다.

 

그런데, 싸이월드는 인수된 후에 "사업"만 있었다.

단물만 실컷 빨린거다.

매출은 올랐지만, "서비스" 성장은 멈추었다.

 

제휴아이디어를 들고 찾아간 적이 있었다.

"어떻대?"

지인에게 물어보았다.

검토 테이블에 올라가지도 못했단다.

"우리 제안이 부족했나?"

그런 건 아니었다.

그냥 검토하지 않는거란다.

 

내부 분위기를 들었다.

이 서비스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다.

감히 말을 걸어볼 수도 없었다.

뭔가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었고, 외부로 뚫린 채널은 없었다.

 

잘되고 있다기 보다 고립된 듯 보였다.

자세한 이야기 하긴 좀 그렇다.

다만, 교훈이 있었다.

 

첫째, 3요소를 함께 성장시키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다는 것.

둘째, 적정선을 유지하려면 한가지 목표에 매몰되지 말것.

셋째, 장사 잘된다고 손님이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것.

넷째, 한 번 꺾인 서비스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

 

인터넷서비스는 일종의 애착템이다.

사용자의 신뢰와 친밀도가 매우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호작용에 의해 쌓이는 거다.

한번 신뢰를 잃으면 다시 찾을 수 없다.

사람이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옛날사진을 아무리 흔들어대봤자,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미 다른 곳에 글과 사진을 올리고 있다.

그곳을 버리고 돌아오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싸이월드는 추억일 뿐이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아야 아름답다.

사업 접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방향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다.

 

싸이월드 개편 이후 기대감에 몇 번 들렀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사용자"는 없고 회사욕심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가 왜 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사업"은 회사욕심을 투영해도 된다.

사람들이 어색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서비스"는 그렇지 않다.

사용자를 투영해야 한다.

내 맘에 들지 않으면 찾아올 이유가 없다.

 

그 이후 싸이월드를 마음에서 지워버렸다.

내 예측이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미 악순환에 접어든 것 같다.

아직도 싸이월드에 사진이 남아 있다면 빨리 백업하자.

아쉽지만, 다시 부활할 것 같지는 않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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