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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준비

O2O 사업을 준비할 때 알아야 할 것들

by 회색연필 2018. 6. 10.

동네빵집(사진 @Pixabay)


※ O2O = Offline to Online.

오프라인 사업을 인터넷 서비스로 확장시키는 것을 말한다.

종종 반대로 하는 것을 일컫기도 한다.


1. O2O 멋있어 보이나요?

누군가 매일 가고 매일 소비하고 돈이 흘러다닌다. 

거기에 그물을 칠 수만 있다면. 이라는 환상이 O2O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집주변에서 만나는 미장원 태권도장 등. 

생활터전의 현장에 수수료 모델을 시도한다.


그런데, 돈이 될까? 

성공만 하면 돈이 된다. 그러니 다들 도전하는 거 아닐까? 

성공한 것이 있을까. 

있다. 배달의민족. 배달통. 최근에 직방이 진출했다.


하지만, 초보 사업가라면 알아야할 정보가 있다.

발을 헛디딜 수 있기 때문이다.


2. 가게가 얼마나 있을까?

지도 위에 올라가는 명칭들을 POI 라고 한다. 

이런 POI가 우리 나라에는 대략 350만개 있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조사한 것과 전화번호부 DB를 합친 것이다. 

물론 전부 상점 명칭은 아니다. 

쓸모 없는 것도 있고 중복분도 있다. 

하지만 전체를 흔들만큼 많지는 않으니 감안하고 보자.


그런데 이 POI가 3년 정도 지나면 60%정도 바뀐다. 

5년 정도면 90%가 변한다. 

폐업이나 전업을 이유로 바뀐다. 

즉, 돈을 내는 점포주들이 바뀐다는 것이다.


이것은 서비스 만들 때 굉장한 도전과제가 된다. 

매월 광고 쏘던 사장님은 망해서 못한다. 

새로 창업한 사장은 몰라서 못한다. 

시스템만 열어놓는다고 돈을 버는게 아니라는 뜻이다.


3. 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 연합회 통계를 보자. 

대기업 임원들이 퇴직후 창업하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이유가 뭘까? 

점포관리 시스템과 식자재 등을 일체의 인프라로 제공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포주는 요리만 하면 된다. 

일종의 원스탑 플랫폼인 셈이다. 

이런 플랫폼은 대기업일수록 완성도가 높고 작은 곳일수록 부족하다.


대신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마진이 박하다. 

그래서, 생존이 어렵다. 

작은 프랜차이즈는 본사에서 주지 않은 것이 많다. 

그래서 사장님이 바쁘다. 요령이 없으면 손해가 심하다.


즉 대기업은 마진이 박해서, 중소기업은 인프라가 부족해서 초보는 망한다. 

대부분 2년 안에 망한다. 5년이 되면 거의 망한다.


잘 되더라도 다른 브랜드로 갈아탄다. 

10년 이상 한 브랜드로 하는 가게는 많지 않다. 

사장님이 레벨업하기 때문이다.


점포주에게 수수료, 광고료를 받는 수익모델이라면, 이런 사정을 인식해야 한다. 

가게는 변한다. 살아움직인다. 

그들의 흥망성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돈쓰는 점포주는 점점 사라지고, 초보 창업주는 몰라서 못한다. 

대면 교육과 마음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그러면 도대체 어떤 일들을 해야 할까?


4. 생활근린업종

미용실, 과일가게, 중국집, 만두집 등은 대부분 그냥 개인 가게들이다. 

대부분 벌이가 시원찮다. 그런데 10년씩 한다.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업종은 소비자가 10원에 민감하다. 

백화점에서 10만원은 써도, 시장에선 10원을 깎는다.


그러니 수수료 모델이란게 빡세다. 

좋은 인프라를 갖다줘도 점포주들은 시큰둥하다. 

장사가 잘되면 편리해지기 위해 돈을 쓰지만, 장사가 안되면 고생을 해서라도 돈을 줄인다.


그래서 수수료를 내면 "편해져요”라는 접근은 덜 절박하다. 

점포주를 움직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


5. 배달의 민족은 왜 성공했을까?

무엇보다 앱을 쓰는 사람이 많다. 

월간 이용자수가 600만명, 주문 건수는 월 1,800만건에 도달한다.


어떻게 그 수에 도달했을까? 우선 CF를 무시할 수 없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은 쉽게 늘어나지 않는다. 

볼륨을 늘리려면 충성도가 낮은 일반고객들을 늘려야 한다.

 TV 와 동영상은 그 역할을 충분히 했다.


가게에 대해서는 어떤 일을 했을까? 

직접 돈을 내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했을까?


정직원은 약 400명. 그 중에 개발직은 절반, 나머지는 영업직이거나 스태프들이라고 한다. 

즉, 영업직도 적지 않다. 

이것은 IT 사업이긴 하지만, 인터넷 시스템으로만 운영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면, 광고주는 얼마나 될까? 

2017년 기준 약 30만명 정도라고 한다. 

그 중에서 한 번이라도 돈을 낸 사람은 5만명 정도. 

사장님들은 월 13만원 정도를 쓰고, 약 400만원의 매출을 더 번다. 

수수료는 가게 사장님들의 추가매출에 대한 수고료인 셈이다.


배민은 이렇게 연가 1,600억 정도를 번다. 

영업이익은 216억. 약 13%의 수익률이다.


얼마정도로 시작했을까? 초기자본금은 약 4천만원이었다. 

첫 해 약 4억을 벌었는데 6억을 썼다. 매출은 있었지만 적자였다. 

3년차에 투자가 들어와서 자본이 3억으로 늘어났다.


즉, 시작하자마자 돈을 벌었고 성장세를 보이니까 투자가 들어온 것이다. 

성공한 스타트업의 전형적인 스토리다.


6. 사업성

고관여 상품군은 고민이 깊어서, 소비자의 성향이 동질스럽게 나타난다. 

스마트폰이나 TV 같은 거다.


하지만, 저관여 상품군은 소비자의 성향이 다양하다. 

싸다고 사는 사람이 있고, 안 사는 사람이 있다. 

따지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내가 야심차게 기획한 시나리오가 30% 고객만 수용할 수 있다. 

그런데 점유율 30%는 매우 애매하다. 

낮지는 않지만 높은 숫자도 아니다.


30% x 3를 해야 90%가 된다.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 점유율을 확보해야 회사가 생존할까? 

그걸 따져보는게 사업성이다.


좋은 아이디어란 일종의 블루오션이자 유토피아다. 

반면, 사업성은 거기까지 가는 길이다. 

아무리 유토피아가 멋져도 갈 수 없다면 그림의 떡이다. 

사업성을 따져보고 실현계획을 세우는 것이 사업계획이다.


7. 나도 배민2가 될 수 있을까?

똑같은 양배추가 경양식 레스토랑에서 쓰는 것과 중국집에서 쓰는 것은 다르다. 

샐러드용은 싱싱해야 하지만, 기름에 볶을 거라면 중급 품질을 써도 상관이 없다. 

즉, 양배추가 한 품목이 아니다. 납품 장소에 따라서 품목이 달라진다. 

그래서, 코드가 달라진다. 코드가 다르다는 건 정산도 달라질 수 있다.


어설픈 추상화가 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 

변경 비용은 신규 구축시보다 3배 이상 든다. 

추측성 일반화는 시스템의 변경효율을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미용실에서 바라보는 손님과 카센타가 바라보는 손님은 다르다. 

배민은 “배달”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았지만 다른 사업은 어떨지 모른다.


O2O는 지역손님이라는 모수의 한계를 가지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게임이다. 

하나의 전략이 아니라 30-40개의 전략으로 1,000만 고객을 모아가는 게임이다. 

시스템이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연구사업이라면 기술의 독창성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응용사업이라면 조금 더 현실공부를 해두자.


8. 시스템이 전부가 아니다.

솔루션 소프트웨어는 하나의 룰로 모든 케이스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엔진이 핵심이다. 

비용을 낮추고,부가가치를 높여준다.


그런데, O2O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 사업 자체가 대부분 기존에 없던 것들이다. 

신문물로 기존 문제를 푸는 작업이다. 

그래서 그 룰로 시장의 문제가 풀릴지 알 수가 없다. 

그 룰이 시장에 안 먹히면 엔진을 뜯어고쳐야 한다. 

심한 경우 폐기 수준까지 고려해야 한다.


사업적으로는 1차 솔루션이 홈런이 아닐 수 있다. 

그러면 계속 안타를 쳐서 득점을 내야 한다. 

따라서 아웃소싱 만으로 하기 힘든 사업이다.


그리고 시스템이 전부가 아니다. 

새로운 시스템이란 그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한 작업들이 새로 등장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새로운 형태의 노동력일 수도 있다.


고민을 해보자. 유연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사업영역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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