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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링/사업기획

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by 반포한강공원 2018. 12. 25.

I am not ready(사진 @Pixabay)



“이렇게 하면 이건 실패할 수 없는 일이야.”

맞는 이야기다. 그럴 수 있다.


“이번에 큰 사업건이 있어. 그것만 하면 대박이야.”

맞다. 그렇게 해서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시작은 인맥이 없어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일을 진행시킬 수는 없다.

시작은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완성시킬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바깥에서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듣고 온다. 

그 이야기를 듣고 사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나에게 실현할 능력이 없다면 그건 그냥 허상에 불과하다.


굳이 그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돈 버는 방법은 많다.

이마트를 생각해보자. 먼저 큰 땅을 산다. 

이곳저곳에서 물건을 매입하고, 건물을 지어서 진열한다. 

물류창고도 짓는다. 직원들을 고용해서 제품을 판다. 

그러면 연간 1조원의 수익이 생긴다. 

어떤가 쉽지 않은가? 

심지어 롯데마트라는 재현된 결과물도 있다. 

이 사업은 복제가능한 사업이다.


삼성전자를 생각해보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전세계에 반도체를 판다. 

그러면 연간 50조원 이상의 수익이 생긴다. 역시 쉽지 않은가?

심지어 하이닉스라는 재현된 결과물도 있다.

이 사업도 복제가능한 것이다.

시작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


어떤가 진짜 확실하고 증명된 방법 아닌가?

진짜일지 아닐지도 모르는 일보다 이런 일이 훨씬 낫지 않을까?


하지만 아마 나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왜?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재도 없다.


이런 사업은 공장을 짓는 것 부터 첫이자를 지불할 때까지 막대한 돈이 든다.

수익분기점을 만날 때까지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그 돈이 없다면 증명된 사업모델도 불가능하다.


그 외의 숙제도 있다.

어떻게 필요한 인재를 구할 수 있을까?

반도체 제작공정을 아는 사람을 도대체 어디서 만날 것인가?

무작정 찾아가서 만나면 그 사람을 데려올 수 있을까?

돈만 주면 업체가 찾아와서 턱하고 비결을 내어놓을까?


파는 것도 문제다.

반도체를 팔려면 삼성전자와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나에게 그럴 지식과 경험이 있을까?

아니 그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을까?


물론 모든 걸 준비하고 시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첫매출까지라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출발이라도 해보는 거다.

마음만 있다고 사업이 진행되는 게 아니다.


인터넷서비스 분야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작게 시작했다고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

그들은 작게 시작해도 그렇게 키울 준비가 되어 있었던 거다.

자기 분야이고 도와줄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해커쏜에서 만났던 친구가 있었다.

경영학과 졸업생으로 자기 아이디어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다. 

오랜시간 많은 멘토들로부터 사업성을 충분히 검증받았다. 

하지만 아는 개발자도 없고 기획역량도 없고 자금력도 없었다. 

오로지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있었다.


아쉽게도 도와줄 마음은 생기지 않았다.

자기 분야도 아니고 계속할 마음도 없어보였다.


모든 사업은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할 수는 없다.

돈도 없고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포기하거나 유보하는 게 맞다.

시작할 수 있을 때까지 준비를 해야 한다.

사람이 없다면 일단 아는 개발자를 찾아라.

돈이 없다면 어떻게 돈을 빌려올지 고민을 해봐라.


페이스북의 성공스토리, 애플의 성공스토리 모두 좋다.

하지만 나는 저크버그가 아니고 스티브잡스도 아니다. 

여기는 실리콘밸리도 아니고, 끊이지 않은 투자열풍도 없다. 

개발자는 구하기 힘들고, 제품을 만들어도 판매할 시장이 크지 않다.


내가 상상하는 일이 대단히 멋진 일이고 욕심 나는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먼저 내가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문제를 만났을 때 풀만한 의지가 있는가?'

'포기하거나 주저앉아서 울고 있지는 않을까?'

'이 일을 한다고 3년 이상을 허비해도 후회하지 않을까?'

'실패해도 또 한다고 바득바득 달려들 마음이 있는가?'

'사람 구하겠다고 삼고초려, 십고초려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4차산업도 좋고, 빅데이터도 좋고, A.I도 좋다.

하지만 그 일을 할 수 있는 인맥과 소양이 없다면 먼저 준비를 해야 한다.

맨처음은 열정과 의지다.

그 다음은 돈과 사람으로 굴러간다.

책으로 키스를 배울 수 없듯 컨퍼런스에서 사업을 배울 수는 없다.

정보와 노하우는 내가 준비가 되고 필요한 시점이 되었을 때야 빛을 발하는 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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