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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좋은 앱 리뷰. 씀 SSM

by 회색연필 2018. 4. 24.


어디선가 기사를 본 것 같아서 깔아보았다.

2015년 12월에 출시했는데, "Google Play 2016년 올해를 빛낸 가장 아름다운 앱"에 선정이 되었다.

가입자 70만명 정도, 하루 이용자가 16,0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여기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주로 적극적인 컨텐츠 창작자들이다.

필요한 정보만 보고 나가는 사람들이 아니니까 DAU가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다.


앱은 사진을 첨부할 수 없고, 오직 글만 쓸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단순한 메모장이다.

폰트도 읽기 좋은 "명조체" 밖에 없다.

기능도 복잡하지 않다.

좋아요를 할 필요도 없고, 조용히 남의 글을 읽으면 된다.

전반적으로 일기장 느낌이다.


사람들은 주로 짧은 시를 쓰거나, 에세이를 쓴다.

다소 수준높은 작품들이 들어오지만, 대부분은 아마츄어들이다.

브런치와 비슷한 것 같은데, 브런치는 역시 상업화된 전문가의 영역이다.

브런치는 글을 잘 쓴다는 편집자의 인증이 필요한데, 이건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아무나 들어와서 쓰지는 않는다.

상업적인 글을 쓰기에는 너무 재미가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글 밖에 없어서 현란한 기교로 눈을 뺏는 일이 없다.


글감을 매일 띄워주는데, 주기적으로 주제를 돌려쓴다.

즉시 노출되는 기능이 없으니, 글감을 통해 글이 노출되도록 돕는다.

좋은 감각이다.


2년 조금 넘었는데, 균형감이 잘 갖추어진 앱이다.

수익모델은 책으로 출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부터 인쇄비용을 받는다.

또는 잘 쓰여진 글이 내부에서 전자책 형태로 유통되도록 돕는다. 가격은 1,000원대.

나쁘지 않은 시도이다. 하지만, 조금 이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유니스트 대학생들인데, 다 공대생들이다.

왜 이런 앱을 만들었을까 보니, 둘 다 시모임 같은 델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글쓰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니, 자기들이 필요한 걸 만든 것.


솔직히 좀 부럽다.

나이를 먹으면서 좋아한다는 게 사라져 버렸다.

이성은 발달하는데 감성은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 창작과 사업의 세계는 감성이 리드한다.

구매욕구는 감성적인 이유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성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할 뿐이다.


세련된 감성을 단련하지 못한 어른이 된 게 조금 부끄럽다.

하지만, 아직도 시간이 많으니까, 열심히 단련해서 나도 멋진 걸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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