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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팔기

유니티 엔진, 새 과금 정책 : 왜 논란인가?

by 회색연필 2023. 9. 18.

이 사건의 책임자 Unity CEO, 존 리치티엘로 (2014~)

1. 이슈 정리

2023.9.12일. 유니티가 홈페이지에 새로운 과금 정책을 오픈했다.

정책은 2024.1.1일부터 적용된다.

※ 원문 : Unity plan pricing and packaging updates | Unity Blog

 

뭐가 달라진 걸까?

1.1. 2023.12.31일까지

요금제 과금정책
Student (학생)
Personal (취미, 1인 개발자)
무료
- 공인된 학교를 다니는 16세 이상
- 연매출 10만달러 이하(≒ 1.3억원)
Pro (소규모 팀 대상) 연 2천달러(1인당, ≒ 250만원)
- 게임콘솔 가능 + 전문 툴 + 기술지원
Enterprise (회사용)
Industry (산업용, 재정이 백만달러 이상) 
기업 요금 : 상담 - 전문화된 기술지원
산업 요금 : 연 5천 달러 (1인당, ≒ 600만원)

음, 개발자 1인당 과금이네.

여차저차가 좀 있지만, 개발자 PC에만 과금을 물리는 방식이었다.

개발도구 업계에선 아주 흔한 과금방식이다.

 

1.2. 2024.1.1 부터

요금제 과금정책
Personal 게임 다운로드당 과금
- 월 100만회 이하(건당 0.2달러 ≒ 250원)
- 월 100만회 이상(건당 0.02달러 ≒ 25원)
Plus 2023.12월 중단.
1년(?) 이내 Pro로 업그레이드 가능(추가부담 없음)
Pro 게임 다운로드당 과금
- 월 100만회 이하(건당 0.15달러~0.02달러 ≒ 200원 ~ 25원)
- 월 100만회 이상(건당 0.01달러 ≒ 13원)
Enterprise 게임 다운로드당 과금
-월 100만회 이하(건당 0.125달러~0.01달러 ≒ 150원 ~ 13원)

다운로드당 물리겠다는 방식이다.

우당탕탕.

과금 기준도 소급해서 정한다고 한다.

무료, 유료 판매 상관없다.

일단 팔리면 돈을 내라는 뜻이다.

 

음, 유니티. 돈 없나?

 

게임 엔진 시장의 유니티 점유율은 50%정도다.

언리얼 엔진이 26살인데, 유니티는 18세니 성장세도 무섭다.

이미 독보적인 위치이며, 독과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그랬을까?

진짜 궁금해졌다.

 

2. 사업현황 읽기

2.1. 연간 리포트

※ 출처 : Unity Software Operating Income 2019-2023 | U | MacroTrends

2022년. 매출 13억 달러,

2022년. (영업)비용 18억 달러.

- 구성 : 연구개발비 9.6억 달러, 판관비 8.7억 달러

 

결국, 영업이익 -8.82억 달러 (약 -1.17조원)

음. 적자폭이 쎄다.

 

왜 저렇게 돈이 안남지?

매출의 73%가 연구개발비다. (생산비 = 인건비 + 직접비용)

비용의 53%. 음...

 

매출의 87%가 판관비 (판매비 = 인건비 + 판매비용)다.

흐음. 광고비용 + 관련 인건비 ...

판매에 동반되는 클라우드 비용도 포함된다.

끄덕끄덕.

 

73% + 87 % = 160%...

60% 적자라는 뜻이다.

전체적으로 원가 비중이 너무 높다.

이익율이 너무 낮다.

왜 그럴까?

이유를 이렇게 추정해볼 수 있다.

 

2.2. 시사점 : 추정원인

(1) 수익화 모델이 덜 개발되었다.

돈을 거두는 방법이 다양하지 않다는 뜻이다.

5만원만 내면 이것저것 다 가져가는 요금이라는 거다.

 

가성비가 좋게 느껴지기 때문에 초기 시장 침투에는 좋다.

하지만, 시장이 성숙하면 기본 요금을 3만원으로 낮추고,

추가로 0~5만원을 더 낼 수 있도록 ....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런데, 추가요금을 물리려면 그만큼 뭔가를 더 상품화해야 한다.

느낌적 느낌으로 만들면 안 팔리고,

뭐가 얼마나 팔리는지 데이터를 읽고 하면 된다.

 

(2) 원래 수익성이 낮은 사업이다?

원래 판관비를 써야만 매출이 오르는 사업이었다?

즉, 주는 가치에 비해 요금을 비싸게 받을 수 없는 시장이다.

 

예를 들어 칫솔에 1만원 이상 지불할 사람은 없다.

이런 시장에 울트라캡숑 하이퍼 미래형 칫솔을 개발한다 해도 팔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끽해야 칫솔이기 때문이다.

영업사원들이 지인 판매, 방문 판매를 해도 매출이 올라가는데는 한계가 있다.

 

시장을 바꾸던지, 제품을 바꾸던지 해야 하는데, 사실 시장은 바꿀 수 없다...

 

(3) 고정비가 너무 높다?

이 표에 인건비까지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개발자 인건비가 높다면 고민해야 할 지점이 늘어난다.

 

핵심 개발력을 잃지 않는 선에서 인력수를 줄이던지,

더 낮은 연봉의 친구들로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팀원들에 손 대면 회사 분위기 흉흉해진다.

사기가 떨어지면서 업무효율이 확 떨어진다.

그래서 대부분 비용 줄이는 건 최종 순위에 한다.

 

암튼 위 두가지 케이스라면 결국 정답은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거다.

주주들을 설득해야 시장에서 살아남기 때문이다.

 

어쨌든 다 CEO 숙제다.

수익모델을 개발하고 비용을 효율화해야 한다.

 

2.3. 투자현황

그동안 이 회사에 돈이 얼마나 들어왔을까?

 

Series A $7.8M 10/2009
Series B $17.5M 07/2011
Series C $181M 07/2016
Series D $250M 05/2017
Series D $145M 06/2018
Series E $125M 05/2019
Secondary Market $525M 07/2019
Series C $1.3M 06/2020

 

2005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총 18년 되었다.

총 8회에 12.5억 달러, 약 1조 6.6천억원이 들어왔다.

많다. 우리 나라도 이런 게 가능할까?

 

8번이나 투자가 된다는 것도 부럽고,

18년 동안이나 버텼다는 것도 부럽다.

 

Secondary Market 은 상장 이후 돈을 마련한거다.

주식을 팔지 않고 채권을 팔아 돈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주식을 팔면 경영권 방어가 힘들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쓴다.

 

어떤 기업들이 투자했을까?

 

London Venture Partners	Series A
Paul Heydon	Series A
Diane Greene	Series A
David Gardner	Series A
Sequoia Capital	Series A
WestSummit Capital	Series B
iGlobe Partners	Series B
Sequoia Capital	Series B
WestSummit Capital	Series C
China Investment Corporation	Series C
Max Levchin	Series C
iGlobe Partners	Series C
FREES FUND	Series C
Thrive Capital	Series C
Sequoia Capital	Series C
DFJ Growth	Series C
SILVER LAKE	Series D
SILVER LAKE	Series D
Sequoia Capital	Series D
DFJ Growth	Series D
SILVER LAKE	Series E
CPP Investment Board	Series E
Sequoia Capital	Series E
D1 Capital Partners	Secondary Market
Light Street Capital	Secondary Market

 

총 25개의 기업인데, 초기 개인투자를 제외하면 22개 기업이다.

2020년 상장 시기까지 총 20개의 기업이 참여했다.

 

많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아마 안되었을 것 같다.

부럽다.

 

2.3. 유니티의 선택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니티는 선택을 했다.

(1) 다운로드당 과금

다운로드당 과금 방식

사용자들이 폰에 게임을 하나 다운받으면,

유니티 런타임이 깔리고, 그 위에 게임이 설치된다.

이 때 과금 한 건이 발생된다.

 

이 한 건에 얼마. 이렇게 돈을 받기로 한거다.

가장 쉽고 빠른 수익화방법이다.

런타임 설치는 중앙에서 세고 있으니까 할 수 있다고 본거다.

 

다만, 무료 개발자들을 배려해야 한다.

최근 1년간 20만 달러(약 2억원) 이하의 매출,

또는 약 20만회 이하의 다운로드는 과금을 하지 않기로 했다.

 

(2) 얼마를 더 벌게 될까?

음, 이렇게 하면 유니티가 얼마나 더 벌게 될까?

유니티에 등록된 개발자는 약 23만명이라고 한다.

 

물론 기업이 포함되어 있으니 1:1로 생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니티 게임수가 매년 두배씩 증가한다고 발표되었다.

 

※ 자료 : 유니티 2022 보고서 발표, 유니티 제작 게임 수 93% 증가 (gamemeca.com)

 

추정을 하기 위해 지표를 몇 개 찾아보자.

  • 2021년 세계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 829억 8천만건 (App Ani) 
  • 모바일 게임은 전체 게임 매출의 57% (Statista)

복잡하니 그냥 400억건 x 0.02달러라고 계산해보자.

연간 1조원 정도의 수익이 더 생긴다.

음, 적자 메꿀 정도는 되겠다.

 

(3) 누가 돈을 내는건가?

원래는 게임유저들한테 돈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유저들한테 직접 돈을 걷을 수는 없으니, 게임 개발사들에게 돈을 받을 예정이다.

개발사들은 카드결제를 하게 되어 있고, 이 카드에 일괄 청구만 하면 된다.

수금 참 쉽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다.

특히 게임 유통을 담당하는 회사들은 난처해졌다.

 

산업구조상 제작사의 게임을 받아 유통을 하는건데...

이 비용을 나누어 부담할지 유통사 혼자 부담할지 혼란스럽다.

 

당연히 제작사에게 부담을 상당량 떠넘길 것 같은데

영소해서 불리한 공급계약을 한 제작사라면 금방 망해버리고 말거다.

 

더 복잡한 참여구조도 있는데, 이건 더 애매해진다.

 

3. 미래 읽기

3.1. 게임 개발사 전략

(1) 모바일 RPG 게임 ...

무료 게임 배포 후 인앱결제를 유도한다.

소위 아이템 현질을 유도한다.

 

진입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에 집객 효과가 크다.

가두리 양식장 비즈니스라 수익모델을 확장하기 좋다.

굿즈를 만들어도 되고 구독형 상품을 만들어도 된다.

 

(2) 광고 게임

다운받아 보면...

광고앱에 게임을 붙인 낚시성 게임이다.

개인적으로 화가 많이 나는 형태다.

 

이런 게임은 설치 후 삭제비율도 높다.

대부분 포인트만 먹고 삭제해 버린다.

 

이러면 제작사로서는 수익실현이 안된다.

광고를 안 보니까...

 

그런데 $0.02는 내야 한다?

or 유니티 광고를 싣는다?

 

흐음... 아마 이런 게임은 사라질 것 같다.

 

(3) 불리해진 점

초기 무료 전략은 힘들어진 것 같다.

박리다매 전략도 힘들어진 것 같다.

무료 + 광고 전략도 힘들어진 것 같다.

철지난 게임은 묶어서 파는 전략도 힘들어 진 것 같다.

 

유니티로 게임 만들어서 학교에 납품하는 것도 힘들어진 것 같다.

게임 제작사는 공급 후 땡인데, 학교는 계속 이용료를 내야 하니까...

아니 게임 제작사가 돈을 내야 하나...?

 

3.2. 개인 개발자

무료게임을 만들고 광고수익을 올리는 낚시형 게임...

대부분 개인 개발자들이겠지?

 

이런 전략이 이젠 부담스러워진다.

저품질 게임들은 퇴출될 것 같다.

이건 살짝 기쁘다.

 

하지만, 역시... 위축되는 느낌이다.

개인 개발자의 유입이 낮아지리라 생각한다.

 

20만회까지 무료라면 한달에 1.7만회 정도인데, 

어떻게 보면 적고, 어떻게 보면 많은 횟수이다.

 

암튼 위축된다.

악성봇이 우와앙~ 다운받고 사라지면,

개발자는 요금 폭탄 맞는 거다.

 

3.3. 개발사들의 불만

제작사들은 다양한 수익이 발생되도록,

하나의 게임 속에 다양한 조건을 설정해 넣는다.

 

앞으로는 이런 수익모델이 제한받게 된다.

전체 매출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매출과 수익이 줄고 비용은 늘어난다?

이중으로 타격받는 구조가 된다.

대안이 금방 생길 순 없다.

 

그 외 정산을 위한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된 적이 없다.

 

유니티는 이 결정이 개발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야 했다.

다운로드당 과금을 관철시키고자 했다면,

개발사들이 충격을 딛고 건너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만들어야 했다.

 

즉, 게임개발사들을 새로운 환경으로 안전하게 이주시키는 게 목적이 아니라,

자기네 적자 메꾸는 게 더 급했던 거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을 거다."

개발사들도 그들의 결정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발사가 희생하고 싶어하진 않는다.

개발사들도 엄연히 주주가 존재하는 주식회사이기 때문이다.

 

개발사들은 깨어진 신뢰관계를 버릴 수 밖에 없다.

당장은 어쩔 수 없겠지만, 개발사들은 대안을 찾아 이전할 게 분명하다.

 

4. 시사점

플랫폼이 된다는 건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위해서다.

그리고 독점한다는 건 생태계를 책임진다는 뜻이다.

변화는 구성원들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CEO인 리치티엘로의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 같다.

그런데, 과거에 했던 것과 비슷한 길을 또 가려하고 있다.

 

리치티엘로는 과거 EA 게임즈의 CEO를 했었는데,

이 때 이와 비슷한 시도를 했었다.

 

DRM을 걸어 3번만 설치되게 했고,

게임을 삭제해도 횟수가 0이 되지 않아, 고객센터에 연락을 했어야 했다.

불편해진 개발자들이 오히려 "Crack"을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게임은 더 난감한 상황으로 빠져버렸다.

 

2013년 실적부진으로 결국 EA에서 쫒겨났는데,

2014년 유니티에 CEO로 선임되더니 다시 이러고 있다.

 

흠... 그 사람의 머리를 잘 모르겠다.

 

5. 요약

플랫폼 사업 힘들다.

만들기도 힘들고, 키워서 관리하기도 힘들다.

 

끝.

 

 

※ 추가

(1) 소통 안한다고 글을 썼는데, 오늘 아침 트윗이 떴다.

(번역) 여러분의 이야기들을 잘 들었습니다.

먼저 화요일에 올린 "런타임 과금 정책"에 혼란을 드린 것에 사과드립니다.

우리는 팀 멤버, 커뮤니티, 고객, 파트너사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내용을 조정할 계획이다.

곧 새로운 업데이트를 올리겠다.

솔직하게 피드백하고 비판해준 것에 너무 감사한다.

 

(2) 요금 정책 변화에 대해 내부 직원의 반발도 거셌던 모양인데,

회사가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리는 바람에 내부가 시끄러웠던 것 같다.

(번역)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유니티 직원이었던 사람으로서,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 회사와 엄청 싸워왔다고 말하고 싶다.

모든 관점에서 이야기를 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갑자기 이런 공표를 해버렸다.

이 사태를 걱정했던 많은 사람들이 퇴사를 했고, 아마 더 많이 퇴사할거라고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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