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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후기] 코딩도 하고, 사장도 합니다.

by 회색연필 2024. 2. 6.

40대 중반 어느날.
다시 회사를 들어가긴 싫었다.
 
흠, 나를 조금 되돌아보자.
나의 50대는 어떠면 좋을까?
 
창업을 하기로 하고 벤치마크할 선배들을 찾아 다녔었다.
그런데 적었다.
IT 1세대라고 해봐야 이제 50대니 성공이라 말할 사례가 없었다.
네이버, 리니지 이런 건 내가 쫒아갈 수 있는 모델이 아니었다.


내가 본 선배들은 다들 아직 삶의 중간쯤 어딘가를 지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찾은 사례 하나.
바로 "청조잡문"의 블로그다.
 

청조잡문

 

청조 = 파랑새
잡문 = 잡스런 문장.
겸허하게 붙인 제목이었다.
 
"그룹웨어"를 파시는 듯 했다.
SI 도 오래하신 듯 했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듯 했다.
 
네이버에 블로그를 하는 것도 신기했다.
나중에 보니 주고객이 "공공기관"이어서 그랬단다.

"공공기간"은 모조리 "네이버 검색"부터 시작하신다고.


대기업 전산실을 다니신 듯 했는데
어느 순간 나오셔서 창업을 했고,
한동안 SI를 하면서도 우여곡절 끝에

커스텀이 필요없는 제품까지 만드신 것 같았다.
 

일반 개발자의 창업이야기

 
그룹웨어.
회사의 업무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제품이다.
"더존"이 대세인데, 가격과 기능을 차별화하면 적절한 위치에 자리잡을 수 있다.
 
지금은 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
너무 레드오션이기 때문이다.
버티다가 자리 잡을 수도 있지만 너무 기약이 없다.
 
하나의 솔루션이 제품이 되고 제품 하나가 회사 하나를 먹여살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
네카라쿠배 개발자 이야기 아니고, 그냥 대기업 전산실 개발자가 창업한 이야기다.
1,000억 짜리 사업제안서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벌면서 가는 평범한 기업 이야기다. 
 
그래서 존경스러웠다.
지어소프트, 유엔젤, 엠비즈네트웍스, 와이더댄, 포인트아이, 어니언텍, 컴투스, 게임빌, ...
내가 봐왔던 일반 기업들의 상장 스토리와 다르지 않았고 사장님들의 경영철학들도 비슷했다.

 

판타지 없이 한해 한해 BEP를 맞춰가며 버텼다. 
십여개 이상 보았으니 "성공공식"이라 불러도 괜찮을 법 했다.
평범한 사람의 성공공식이니 좀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도 이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1세대 프로그래머

 
2021년에 환갑이 되셨다니 1961년생이시다.
대학에 들어가셨을 때가 1973년.
 
처음 배웠던 컴퓨터가 "IBM 시스템/370"라고 하는데, 이건 메모리 96K 였던 제품이다.
플로피 디스크를 가상 메모리를 썼으니 당시로선 획기적인...
OS 는 "DOS/360" 이라는 독립 운영체제를 썼다.

※ MS-DOS는 DOS/360의 PC 버전이며, 완전히 다른 제품이다.


GCC 컴파일러가 깔려 있어 당연히 C로 개발했다. 
DB가 따로 없어서 linked list 로 Array를 만들어 썼다.
 
이런 기종에서 시작하셨으니, 그동안의 세월이 꿈같으실 거다.
 

2세대 개발자

내가 다녔던 학교에도 "포트란"을 돌리던 메인프레임이 있었다.
하지만, 우린 곧 XT 로 넘어갓다.
 
졸업하고 처음으로 사용한 게 윈도우 95였다.
기본 프로그램으로 PowerBuilder를 배웠고,
입사 프로젝트에 썼던 언어가 Netscape사의 JavaScript 와 Livewire 였다.
 
나는 윈도우 프로그램과 인터넷이 입문이었던 2세대다.
이 때부터는 "프로그래머"라는 말보다는 "개발자"로 불리기 시작했던 것 같다.
프로그램을 짜는 것보다, 업무를 자동화시켜주는데 더 초점이 있었다.
 
이런 2세대가 이제 50대를 넘고 있다.
그런데 별로 이루어 놓은 게 없다.
 
50대가 끝나 있을 때 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60대로 넘어가는 시점엔 내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있는 무엇"이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책을 덮으니 그런 마음이 들었다.
보통 개발자들에게 좋은 책이다.
40대에 접어 들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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