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꾸는 사람, 구현하는 사람, 돈 만드는 사람
"미래는 어떻게 변해갈까?"
정확하게 따지자면 문법적으로는 틀린말이다.
대충 다들 알아듣긴 하겠지만 말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이렇게 정정하는 게 좋겠다.
"현재는 어떤 미래를 향해 어떻게 변해갈까?"
개발자들의 예언
개발자들도 많은 미래를 상상한다.
전기 자동차, 자율주행, AI비서, 로봇 등등.
예측을 뛰어넘어 예언가처럼 말하기도 한다.
기술을 구현하는 사람이니 그 기술이 가져올 미래가 그려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음, 그런데 간혹 초보 사장님들이 개발자의 예언을 너무 믿는다.
구현자가 하는 말이니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겠지.
하지만, 예측이 아니라 예언처럼 말하고 다닌다면 조금만 덜 믿어보자.
변화를 만드는 힘
세상의 변화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1) 그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 무엇을 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개발하거나 사용할 것인가?
둘 다 어느 정도 맞다.
(1)번으로는 보통 단기예측을 할 수 있다.
신기술이 나오면 되는 기능을 모두 넣어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안되면 담번엔 그 기능을 뺀다.
(2)번으로는 장기예측을 할 수 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매우 멋진 기능이지만,
그게 자율 주행 택시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
규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사고발생시 책임소재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결정되어야 한다.
그걸 보장하기 위한 보험제도도 필요하고, 그런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시설투자도 되어야 한다.
즉, 사회가 변하려면 기술 말고도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
단순히 돈만 보고 가기에는 꽤 멀고도 험한 길이다.
창업 생태계
사람은 복잡적인 존재이지만, 창업은 분리해서 생각하자.
(1) 꿈을 현실화시키고 싶어하는 사람
(2) 꿈을 현실로 구현해내고 싶어하는 사람
(3) 그렇게 이루어진 현실(제품)로 돈을 만들어내는 사람.
이 세가지가 맞아 떨어져야 사업이 성공한다.
(1) 번만 있는 경우는 그냥 아이디어 스케치에 그치고 만다.
(2) 번이 되면 비로소 세상에 제품이 나온다.
하지만, 그게 이익이 될지는 모른다.
투입, 생산, 판매를 조율해 10원짜리 이익을 남기더라도,
1억개를 팔아 10억을 버는 건 완전히 사업가의 힘이다.
창업생태계는 이 3개를 나누어 본다.
VC(Venture Capitalist)는 대부분 이렇게 움직인다.
- (1) 번을 찾아 (2) 번을 만들어 돈을 투자한다.
- 제품이 나오면 (3)번에 회사를 판다.
제품이 돈을 많이 벌어주면 (3) 번에 회사를 팔지 않고 바로 IPO를 한다.
요즘은 (1)번이 (2)번을 찾아서 제품까지 만들어 온다.
VC는 상품성만 따져서 투자를 한다... 등 변형이 많다.
예언에 휘둘리지 말자
AI 는 분명 미래를 변화시킬 거다.
큰 명제는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사업을 할지 무엇을 팔지 등은 기업가들이 만들어가는 거다.
현실은 복잡하기 때문에 사업가의 정체성을 가진 개발자들도 있다.
그런 친구들은 꿈을 가지고 회사를 다닌다.
하지만 그렇지 않는 개발자들도 많다.
인터넷에는 예측을 넘어 예언이 난무한다.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면 거기에 휩쓸리지 말자.
기술을 아는 사람은 변화를 예측할 수는 있다.
하지만, 예측은 틀릴 수 있다.
세상은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기심으로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복잡계이기 때문이다.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은 오직 꿈을 가진 채 그 어려움을 뚫고 실행하는 기업가들 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