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유명해지면 좋을까? : 글을 쓰는 이유

반포한강공원 2024. 8. 3. 16:06

 

10년 전쯤. 40대 초반.

유명세를 얻을 기회가 한 두번 있었다.

약간 업무 목적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길 포기했다.

왜 그랬을까?

 

첫째. 유명해져서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유명세를 얻으면 연봉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아무래도 포장이 좀 되니까...

 

그런데, 이직 후가 문제다.

회사는 돈 준 만큼 뽑아내고 싶어한다.

고액 연봉을 받으면 그만큼 일을 해야 했다.

 

작은 연봉에 많은 일을 하는 것보다야 낫다.

하지만 많은 일을 해본 나로서는 그렇게까지 하기 싫었다.

 

극한으로 나를 밀어넣으면 성과는 나온다.

하지만, 나는 망가져 버린다.

삶이 지속가능하지 않게 된다.

그러니 유명해지기 싫었다.

 

둘째. 실무에서 손 놓기 싫었다.

유명해지면 와달라는 데가 많다.

남들로부터 인정받는 거니까 기분이 좋다.

 

하지만, 전문강사가 되려는 게 아니다.

진급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타이틀을 달고 전문가 행세를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나는 독립사업을 하고 싶어했다.

온전히 나만의 지적자산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려면 혼자 일할 수 있어야 한다.

포토샵으로 누끼 따기.

정부24에 이것저것 신고하기 등등.

잡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건 알바 뽑아서 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일을 직접 해야 한다.

알바는 주인의 바쁜 손을 덜어주는 거지,

주인이 하기 싫을 대신해주는 대신맨이 아니다.

 

셋째. 시시비비에 묶이기 싫었다.

유명해지면 딴지 거는 사람들이 있다.

100% 있다.

남 잘되는 게 보기 싫은 사람들이다.

 

비꼬는 댓글을 단다.

나도 발끈한다.

시시비비를 열심히 가린다.

 

한달 정도 지나면 하던 일이 대부분 망가져 있다.

이겼더라도 기분이 좋지 않다.

지저분한 싸움기록들이 남아 기분을 더럽힌다.

 

그러자고 시작했던 일인가...?

아니다. 

인생이 낭비되는 느낌이다.

유명해져서 좋아지는 게 없고, 그냥 시비꾼들 발에 걸린 장난감이 되는거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연구를 하려는 게 아니다.

학자도 아니고 그럴 욕심이 없다.

 

명성을 얻을 생각도 없다.

돈도 안되고 피곤하기만 하다.

 

"누군가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누군가 물어볼 사람이 있다면..."

 

내가 어려웠던 순간에 이런 생각이 간절했다.

나를 이해하고 거기에 맞추어 조언해 달라는 게 아니다.

자기 이야기를 해주면 내가 알아서 듣겠다는거다.

그런데 그런 조각 이야기 하나 얻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신념을 가지고 산다.

그리고 모두 처한 상황이 다르다.

그러니 이런 글은 대부분 스쳐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어느 날 이런 상황을 지나가게 되었을 때

그 때 할 고민에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

 

글 쓰는 노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만 되어도 보람찬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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