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페이스북, 잘 안쓰게 된 이유가 뭘까?

회색연필 2019. 5. 16. 11:27

한 때 페이스북을 열심히 했다.

지금은 트위터만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자주 하고 있진 않다.

 

페이스북을 안하게 된 이유가 뭘까?

MAU 변화로 살펴본 페이스북엑소더스 (IT동아, 18.11.22)

처음 쓰기 시작했을때

페이스북,

난 왜 처음에 이걸 쓰기 시작했을까?

 

처음엔 "친구의 일상공유"가 좋았다.

화장실 또는 지하철에서 앱을 켜기만 하면 됐다.

전화하려고 사람없는 복도나 계단을 안찾아도 되었다.

"비대면공유" 방식이라고 한다.

 

친구에게 내소식을 알리기 위해 나도 무언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친구가 내 근황을 보고 댓글을 달아주거나,

전화를 주곤 했다.

 

멀리 떨어져 있어 듣지 못하는 소식을

들을 수 있다는게 좋았다.

 

페이스북의 패악

그런데, 어느 사이엔가 페이스북이 "친구의 친구"소식을 내 담벼락에 노출시킨다.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를 굳이 봐야 하나?

배경을 이해할만큼 가깝지도 않고,

그런 내용을 알고 싶지도 않은데.

 

반대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 소식이 나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보여진다는 게 너무 싫었다.

정치 이야기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짓거리를 페이스북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 있었다.

 

내가 주인이 아니다.

"내 소식을 누구에게 보여줄 것이냐."

이걸 내가 통제할 수 없다는 것.

이건 굉장한 스트레스다.

 

안타깝게도 이 주도권은 "페이스북"에게 있었다.

"친구관계"와 "공개범위"를 아무리 조절해도,

담벼락이 어지러워지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페이스북은 "추천"기능을 가장해서,

내 정보를 자기 맘대로 전달했다.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에 대한 이해부족이다.

사람들이 왜 페이스북을 쓰는지,

그 사실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한 거다.

우아한 말로, "철학의 부재"라고 부른다.

 

하지만, 저커버그가 철학이 없을 것 같진 않고,

다만 "혼선"과 "혼란"이 있었을거다.

 

누가 잘못했을까?

페이스북에는 우리나라식 기획자가 없다.

프로덕트매니저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개발자가 직접 기능을 만들고 제안한다.

그래서 나는 개발자가 잘못했을거라고 본다.

 

어떤 개발자가 잘못했을까?

1년, 3년차 개발자라면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10년차 개발자라면 그러면 안된다.

내가 만드는 게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는 알아야 하지 한다.

 

개인의 판단과 선택을 뭐라할 순 없다.

다만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들진 않는지,

특히 누군가를 다치게 하진 않는지,

10년차 개발자라면 고민 좀 해봐야하지 않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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