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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보다 생존 스토리에 집중하자.

category 스타트업/준비 2018. 12. 7. 15:29

빈 명함사진 @Pixabay

"초보창업가라면 성공스토리보다 생존스토리에 집중하자."



컨퍼런스에 가면 발표자는 자신들이 얼마나 놀라운 기술을 사용하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지 자랑한다. 

처음 듣는 사람은 감명을 받고 놀라워 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맞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자랑이다. 자랑은 과장되어 있다. 

목적은 극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팬을 확보하는 것이다. 

당신이 팬이 되어주길 바라는 것이지, 당신이 고민하는 바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창업을 꿈꾸는 많은 이들이 컨퍼런스를 돌아다닌다. 

그들의 이야기에 매료된다. 

그래서 사업을 하지 않고 '사업가 놀이'를 먼저 배운다.


해커쏜에서 만난 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대학졸업을 앞두고 창업을 하고 싶어했다. 

아이템 수집을 위해 컨퍼런스를 돌아다니다가, 

지방 친구들은 행사장 방문이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 그 사람들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이렇게 좋은 걸 같이 보면 좋을텐데.’

그런 생각이 들자 그는 컨퍼런스를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보고자 했다.


아이템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고, 집중도도 높았다.

사업적으로 괜찮은 접근법이고, 나쁘지 않은 시작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그는 앱을 구현하는 것에 집착했다. 

VR과 동영상을 넣고, 멋있는 디자인에 집중했다. 

그리고 수익모델을 위해 보안이 강화된 로그인 과정을 넣고 싶어했다. 

하지만, 해커쏜 기간은 턱없이 부족했고 참가자들은 수준 높은 기능들을 구현할 수 없었다.


재미난 건 발표 때였다. 

얼마나 명망있는 교수들이 자문하고 있는지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반면 하려는 사업에 대한 설명은 두리뭉실했다.

아이디어만을 스케치 수준에서 반복 강조했다. 

제대로 구현된 기능도 많지 않았다.

심사위원이 지적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는 자기 학문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업경험은 낮다. 

낮은 전문집단을 강점으로 소개한 것은 자기 사업을 잘못 이해했다는 뜻이다.

더구나 정부 대회의 수상경력을 강점으로 어필했다. 한번 더 의아했다. 

정부는 시장성보다 공익성, 혁신성을 높게 평가한다. 

고객이 정부가 아니라면, 정부수상경력이 해당 사업에 도움될 리 없다.


아니나 다를까, 타겟고객들의 사용패턴이나 활동시간, 정보 선호도 같은 건 전혀 조사가 없었다. 

정작 중요한 정보들은 수집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 학생 뿐 아니다. 대부분의 창업가들이 이렇게 시작한다.


불편했던 것을 출발점으로 삼고자 했던 시도는 좋았다.

왜냐하면 내가 타겟고객을 대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실패확률이 많이 낮아진다.


대표적인 나쁜 사례는 신문을 보고 아이템을 잡는 것이다.

신문은 이슈의 당사자들이 아니라 전달자들이다.

무엇이 불편한지 자세하게 말해주지 못한다. 

그렇게 만든 제품이 현실에 통할리 없다.


기술이나 트렌드는 칼이나 방패와 같다. 사업을 위한 도구들이다.

사업가들은 생존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주저없이 새로운 기술을 선택한다.

즉 이미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 사업현장에 풀어야할 문제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보창업가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그 기술을 써먹을 사업이 없다.

그러니 처음부터 트렌디한 기술을 썼다고 자랑하는 건 허영으로 비쳐질 수 있다.

훌륭한 회사로 보일 수는 있지만, 돈을 버는 회사로 보이지는 않는다.


창업을 한다면 기술보다 사업이 먼저다.

돈을 벌어야 회사가 유지되고, 직원들도 일할 수 있다.

개발자도 마찬가지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성과와 실적을 내지 못하면 팀은 해체된다.

프로젝트도 중단된다.


놀라운 기술은 생존의 문제가 해결되고 난 다음에 하자.

대부분의 기업이 그렇게 성장해왔다.

그러니 창업을 한다면 기술 자랑보다 생존기술에 집중하자.

쎈 척 하는 건 진짜 쎄어진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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