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폰에 넣어둘만한 앱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만들고 내가 쓰지 않는다면 그건 문제지.
하지만, 그것보다...
내가 필요한 앱을 만들고 싶었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고, 평범한 사람들이 필요해서 쓰는 앱을 만들고 싶었다.
물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다.
하지만, 내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런 순간이 오겠지.
좌충우돌하기
날짜계산기 -> 달력상자 -> 달력수첩 -> 인생 시계 -> 인생 캘린더
처음에는 일반 계산기였다.
그냥 연습 삼아 만들어 본 것.
서버 개발만 하다보니 앱개발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게 Flutter.
처음에는 문법 익히고, 프레임워크를 익히는데 집중했다.
그러기에 가장 간편한 앱, "계산기"
첫번째 변화 : 날짜계산기
하지만, 계산기 앱은 딱히 쓸 곳이 없다.
스마트폰에 한참을 넣어 다녔는데, 나도 딱히 쓰지 않아 궁리를 하게 되었다.
"내가 필요한 게 뭘까?"
나는 유독 날짜 계산에 서툴렀다.
30일, 31일... 년도를 넘어가면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 날짜 계산기로 기능을 확장했다.
- 날짜 차이 계산기 : 일수도 궁금한데, 몇년 몇개월째인지도 궁금해.
- 디데이 계산기 : 광고 적게 나오는 디데이 계산기 없을까? 화려 꽝꽝 그런 거 말고, 담백하게 디데이만 나오면 좋겠다.
- 음력/양력 변환기 : 아버지 제사가 음력인데, 매년 계산하기 귀찮다.
- 근무일수 계산기 : 형, 요즘 알바하는 애들 근무일수 엄청 따져.
주변 지인들에게 보여주니 하나 둘씩 아이디어가 붙는다.
주섬 주섬 만들다 보니 뭐가 많아졌다.
아, 어떡하지?
두번째 변화 : 달력상자
와이프 생일, 연애 기념일, 엄마 생일, 아버지 기일.
생각보다 챙길 날짜가 많다.
후배 아들 군대 간 날도 챙겨본다.
구글 캘린더로는 관리가 잘 안되는 항목들이다.
날짜만 모아서 리스트를 만들었다.
음, 왠지 기념일 달력이 되어 버렸군.
이름을 뭐라 붙일까?
날짜 모음집이 되어 버렸다.
경조사도 있고, 추억해야 할 날들도 있고 등등.
보관상자
"달력상자"라고 이름을 붙여본다.
세번째 변화 : 인생시계

달력상자.
나름 중요한 기념일이 저장된 앱인데...
역시 안 열어보게 된다.
1년에 한 번쯤 열어볼까?
자주 열어보게 될까 "알림 기능"을 더 해본다.
와이프 생일을 까먹으면 안되니까.
그런데, 1년에 그런 날이 몇 번 있을까?
역시 몇 번 안 열어보게 된다.
첫페이지에 있던 "인생시계"를 바꿔보기로 한다.
사실, 이 앱을 만들면서 계속 내 머리 속에 떠나지 않았던 질문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오늘 당장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이가 들수록 조바심과 불안함이 생긴다.
인생은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무엇을 만들려고 했던가?
조용히 명상을 해본다.
나는 왜 달력을 만들었지?
나는 왜 날짜를 계산하고 싶어했지?
50이 넘어가니 날짜 감각이 무뎌진다.
내 생일도 안챙기고, 어머니 생일도 안챙긴다.
나를 보고 와이프는 뭐라고 하지만,
이런 건 타고난 성격탓이다.
그동안 얼마나 살았을까?
앞으로 얼마나 더 살아야하지?
20 후반 첫직장을 시작해 40대 초반 1막을 내렸다.
10년 넘게 숨가쁘게 살았다.
누구에게나 있는 리즈시절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정말 길고 힘들었던 시절이다.
놀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국민연금 개시가 65세다.
10년은 더 살아야 한다.
살아온만큼 살아야 하는거다.
아~ 아득하다.
그리고, 요즘은 평균 수명이 84세라고 한다.
65세에 은퇴해도 20년을 더 살아야 한다.
아~ 진짜 길다.
후우,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 인생 1막.
4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까지 인생 2막.
50대 중반에서 65세까지 인생 3막.
65세부터 84세까지 인생 4막
1970년대 친구들은 4개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인생 1막은 부모님이 키워준 것과 대학교 때 쌓아온 걸로 살아야 하고,
인생 2막은 1막 때 쌓아놓은 사회 인맥으로 살아야 한다.
인생 3막은 암흑기다.
직장은퇴기라 자영업을 해야 한다.
4막도 함부로 살 수 없다.
죽는 그 순간까지 의미있게 살고 싶다.
봉사하는 삶이나 기여하는 삶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희생하는 삶까지는 아니다.
네번째 변화 : 인생 캘린더
앱스토어에 올려 놓고 보니, 생각보다 다운로드가 안된다.
검색 지수가 높은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보지만, 검색 유입 자체가 적다.
음력 달력, 날짜 계산기.
생각보다 유입력이 없는 키워드인거다.
고민을 하다 앱을 버리기로 했다.
시간에 맡겨 보는 거다.
앱이란 게 쓰는 사람이 있어야 가치가 있다.
사람이 좀 모인 다음에 업그레이드를 할 예정이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크게 개편을 하기로 한다.
적어도 내 폰에 계속 담아둘 앱을 만들어 보자.
인생시계, 인생지도
생일은 1988.9.17일.
88올림픽이 시작했던 날짜를 넣었다.

초침은 째깍째깍 가게 만들었다.
내 삶이 움직이는 느낌이다.
파스텔톤이 시계 배경이 마음에 안든다.
ChatGPT한테 물어보니 저런게 유행이란다.
일단 써보기로 한다.
인생지도.
겹치는 거 아닐까?
그런데 내가 보고 싶었던 거다.
시계로 보는 거랑은 또다른 느낌이거든.
인생시계는 "남은 날짜"를 넣었다.
인생지도는 "지나온 날짜"를 넣었다.
잘 살았다.
앞으로도 잘해야지.
이런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만족한다.
미래달력

미래 목표를 넣었다.
그냥 막연히 하고 싶은 걸 적어두고 싶었다.
당장 이번달에 할 일들을 적어두고 싶었다.
기한을 넣을까 말까 고민이 많았다.
To-do list 처럼 만들고 싶진 않았거든.
고민을 하다 넣긴 넣었다.
푸쉬하는 게 없다면 너무 느긋해질 것 같았다.
"오늘 편지"를 넣었다.
"지혜의 책" 같은 거다.
막막한 고민을 떠올리며 편지봉투를 열면 적당한 답이 나타난다.
사실 "랜덤"인데 점쟁이 말투라 내 처지에 맞게 느껴진다.
위로 받는 느낌이다.
교보문고 갔다가 책을 샀는데, 마음에 들어 기능으로 넣어봤다.
저작권이 있을까 싶어 이리저리 고민했는데,
발간년도가 오래되어 그런게 없다고 한다.
그래도 모르니 이리저리 비틀어서 응용으로 풀어본다.
오늘 다짐, 지난 다짐

매일 아침 나에게 해주는 말이다.
그런 걸 적어두고 싶었다.
매일 매일 쌓아두면, 내 지난 발자취가 보인다.
잘 살고 있는지, 잘 살 수 있는지.
일기랑은 다르다.
이 페이지의 Listner는 "나"다.
나에게 해주는 "다짐"이다.
아침에 "다짐"하고, 저녁에 "회고"해보도록 했다.
이 기능이 제일 마음에 든다.
나의 하루 하루를 돌아볼 수 있으니까.
기념달력, 날짜계산기

와이프 생일, 장모님 생일, 아버지 제사, 어머니 생일 등등을 다 때려 넣었다.
디데이 형식으로 작동하게 했다.
일주일 전부터 알림이 뜨게 했다.
잊어먹고 넘어가지 않게 했다.
구글캘린더를 써도 된다.
그런데, 이게 더 낫다.
달력 타입보다 목록 타입을 자주 보게 된다.
먼 일정도 함께 보이니까.
"공휴일"은 중요하다.
휴가일정을 세울 수 있으니까.
명절과 연휴일정이 중요하다.
"전통달력"도 중요하다.
어머님, 장모님이 절에 다니신다.
절기도 챙기신다.
함께 여행을 다니려면 이런 일정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날짜계산기, 음력계산기, 디데이, 근무일수 계산기
만들 땐 자주 쓸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거의 안 쓰게 된다.
이게 아쉬울 때가 있다.
그 땐 정말 요긴했다.
하지만, 그런 때가 자주 오진 않았다.
그냥 이렇게 기능만 넣어뒀다.
"보관함" 기능을 계산기마다 넣었다.
사실 필요할 때마다 매번 계산하기 귀찮으니까.
그랬더니 더 사용횟수가 적어졌다.
그래도 요긴하니까 만족한다.
알림기능

사실 이 "알림기능"에 고민이 많았다.
쓸모 없는 "알림"은 앱을 삭제하게 만드는 제1 요인이다.
요즘은 아예 앱알림을 꺼놓고 사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오죽하면 안드로이드가 알림을 꺼버리기도 하니까.
그리고 저렇게 다양하게 만들어야 할까?
귀찮아 하지 않을까?
지우지 않을까?
며칠을 고민했다.
폰 안에 앱을 넣고 다닌지는 오래 되었다.
알림 정책을 고민한지는 서너달이 될 거 같다.
마음이 자꾸 오락가락 한다.
먼저 유저를 정했다.
나 같은 사람이다.
이 앱은 나 같은 사람에게 유용해야 한다.
나 같은 케이스가 아니면 포기하자.
머릿 속이 정리되었다.
알림을 세분화하기로 결정한다.
언제 어떤 화면을 보여줄지 결정해야 한다.
아침이면 "오늘의 다짐"을 보여줘야겠다 싶다.
저녁이면 "오늘"을 회고할 수 있어야 했다.
폭풍같은 아침이 지나면 오후 12시,
"오늘의 편지"를 열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다.
물론 "기념일"은 까먹으면 안된다.
정책 몇 개가 정해지니, 디테일도 빠르게 정리된다.
알림 횟수가 적당한지 여전히 써보고 있다.
이제 데이터 백업과 복구가 남았다.
이런 기능 때문에 서버를 붙이기 싫어서, 로컬 온리로만 구현했다.
하지만, 폰 바꿀 땐 백업이 필요하니까.
업데이트 계획을 세워두고 현재 버전을 정리해 본다.
공지사항, 업데이트 알림, 온보딩 페이지

메인 기능이 끝이 아니다.
보조 기능도 완성해야 한다.
처음 설치한 사람에게 안내를 해줘야 한다.
기능이 업데이트되면 알려줘야 한다.
공지사항도 조회해 볼 수 있어야 한다.
등등등.
이것도 생각할 것들이 많다.
선택 장애가 생긴다.
고민을 한다.
정책을 정하고 구현을 해본다.
테스트를 해본다.
반복을 한다.
보조 기능도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먹는다.
무거워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소홀해선 안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올릴 이미지도 만들어야 한다.
ChatGPT랑 이야기를 해본다.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걸 뱉어내지 않는다.
열심히 주거니 받거니 해본다.
어휴, 일단 여기까지 하자.
ver 1.1.x => ver 1.2.x 로 올려 놓고 조금 쉬기로 한다.
후후. 끝내 놓고 나니 피곤함이 몰려온다.
좀 쉬자.
앱 만드는 것도 쉽지 않군.
그나저나 이 앱에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려나.
일단 링크를 걸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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