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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만들기

MVP 에 대한 오해와 진실

by 회색연필 2021. 12. 12.

3.앱 오픈

A 앱이 "최근 출시된 앱" 코너에 오픈되었다.
사용자들이 다운 받는다.
두근두근.
재밌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한달 정도 지났다.
생각보다 가파르게 사용자가 증가했다.
모든 지표들이 좋다.

앱 내 사용자의 반응지수도 좋다.
사용자들이 기획한대로 앱을 사용한다.
신기하다.
우리가 주고자 했던 "경험"을 사람들이 즐겼고,
그 느낌을 친구들과 공유했다.
예상을 벗어난 참신한 경우도 있었고,
우리들도 놀랐다.

 

2.앱 오픈 전

A 앱이 만들어지기까지 1년은 걸렸던 것 같다.
개발도 쉽진 않았지만 어떻게 만들것인가에
더 많은 시간을 썼던 것 같다.

마켓에 올려놓고도
Dog Fooding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
만지작 만지작.
개발자들의 손에서, 기획자들의 손에서
앱이 닦여 반질반질 윤이 났다.

Dog Fooding 은 주로 필요없는 걸 빼는데 쓰였다.
10개 화면이 5개로 줄었다.
사용자가 헷갈려할 기능은 빼버리거나 숨겨버렸다.
UI/UX 가 무척 바빴다.
개발은 더 복잡해졌다.
없어지든 있어지든 개발은 항상 바쁘다.
숨겨야 하는 거라면 더 빠쁘다.
정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1.앱 기획하기

이 앱은 어떤 때에 쓰는 앱인가?
이 앱은 누가 어떤 때에 쓰는 앱인가?
이 앱은 누가 왜 어떤 때에 쓰는 앱인가?

그래서 누가 즐겁고 행복한 앱인가?
이걸 결정해야 했다.
그래야 다음 이야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주욱 늘어놓고 오랜 시간 동안 회의를 했다.
어떤 시나리오에 집중할지 !

케이스를 하나로 좁혔다.
처음부터 많은 시나리오를 담는 건 앱이 망하는 지름길이다.
사용자들은 앱을 백화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앱은 그냥 "도구"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를 움직일 시나리오 하나여야 했다.
그게 성공해야 다음 이야기를 이어붙일 수 있다.
첫발을 디디지 못하면,
다음 발도 디딜 수 없다.

 

0.MVP

Minimum Viable Product
"성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품
자립할 수 있는, 독자생존할 수 있는....
Viable 을 표현하는 말이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해커톤"에서는
핵심 기능 몇 개를 MVP라고 부른다.

하지만, 현실앱은 그렇지 않다.
특히 스타트업앱은 그렇지 않다.

MVP 는 "완성도"라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비로소 붙일 수 있는 말이다.
여기서 완성도란 이걸 말한다.

(1) 사용자들이 좋아해줘야 한다.
(2) 다음 업그레이드를 기대해야 한다.
(3) 친구들에게 추천해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주인공은 "사용자"들이다.
많은 회사들이 주인공을 "회사"로 설계한다.
"사용자"들이 써줄리 만무하다.

한 번 지워진 앱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버그, 앱크러쉬. 이런 건 당연히 거의 없어야 한다.
하루 정도 사용하면 익숙해질 수 있어야 한다.

MVP 는 절대 미숙한 앱이 아니다.
반드시 Dog Fooding을 해야 한다.
여러 사람의 손에 닳고 닳은 다음에야
대중에게 선을 보이는 거다.

 

4.DevOps

알파테스트, 베타테스트를 거치면서
새로운 요구사항들이 나온다.
화면이 사라지고 기능은 단순화되지만
개발이 해야 할 일은 더 정교해지고 복잡해진다.
배포 기한까지 빡빡하다.

이 때가 제일 답답하다.
90%가 개발된 후 10%를 다듬는 일이라
새로운 개발자를 투입해도 나아지지 않는다.
합을 맞춰온 개발자가 아니면 방해만 된다.

투입을 늘려도 생산량이 늘지 않는다.
시간을 늘려도 품질이 늘지 않는다.
오히려 어느순간 한계체감하게 된다.

무얼 개발할지 다시 논의했다.
5명 짜리 업무량을 이야기하고,
거기에 맞춰 일의 순서를 조정했다.
완성도에 맞춰 배포일정도 미루었다.

너무 사람이 없었다.
기획을 다시 생각해야 했다.
사용자를 다시 만날 필요가 있었다.
사용자를 읽고 다시 생각했다.

스마트하게 일하지 않으면,
모두 지치게 되고,
번아웃되고 나면,
서비스는 두번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5.사용자 가치

기획자는 일을 만드는 사람이다.
사장님도 일을 만드는 사람이다.

사용자를 감동시킬 시나리오는 매일 떠오른다.
열심히 할수록 더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래서 앱은 점점 복잡해지게 된다.
열심히 할수록, 더 괜찮아질수록
앱은 더욱 더 복잡해지게 된다.

어느 순간 새로운 사용자가 들어오지 않는다.
복잡해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꾸 앱이 죽는다.
복잡한 기능들이 간섭하기 때문이다.

더더욱 열심히 할수록,
앱은 빠르게 망해간다.

스마트하게 일할 필요가 있다.
필요없는 기능은 뺀다.
삭제한다.
없앤다.
남겨두지 않는다.

기준이 필요하다.
사용자 가치 !!!
"사용자는 왜 우리 앱을 쓰는가?"
이 명제가 기준이었다.

 

6.존속

성공하는 건 우연일 수 있다.
하지만, 성공을 이어가는 건 우연으로 되지 않는다.
성공을 이어가는 건, "준비된 조직"이다.
"조직"은 분위기(일하는 문화)로 움직인다.
둘 다 없으면 결코 2.0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성공을 이어갈 수 없다면 사업을 키울 수 없다.
사업을 키울 수 없다면 결심해야 한다.
포기하던지 남한테 주던지...

조직문화는 어떻게 만들까?
생각보다 어렵다.
여기선 여기까지만 하자.
그 이야기를 하려던 건 아니니까.

 

7.요약

이 경험을 비교적 여러번 했다.
그리고, 매번 비슷한 지점에서 벽에 부딪혔다.
느끼는 게 있었다.

소프트웨어 개발만으로 제품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제품을 만드는 건 그 자체로도 복잡하면서도 고유한 일이다.
제품을 유지, 발전시키는 힘은 조직과 문화다.
그 노하우가 사업을 발전시킨다.

MVP는 뼈다귀만 있는 게 아니다.
MVP는 먹음직한 요리여야 한다.
트러플오일이 들어간 등심 짜장면까지는 아니지만,
춘장과 면이 잘 어우러진 기본 짜장면이어야 한다.
맛이 없다면 아직 MVP 가 아니다.

MVP는 만드는 건 "개발팀"이지만,
MVP를 사용하는 건 "소비자들"이다.
가치가 소비되지 않으면, 제품은 존재의미가 없다.
적지 않은 시간, 소비자들에게 주어
맛있다는 반응을 얻고서야 가게를 오픈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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