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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만들기

로우 코드 프로그래밍, 결코 싸지 않다.

by 회색연필 2018. 4. 2.

Low code prgramming(사진 @Pixabay)


아래 기사를 읽고 한 번 짚어둘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Low coding 열풍이 불고난 후 시장에 경험이 축적되었다.


"관련기사들"


- 클릭몇번으로 앱만든다? 로우코드의 가능성과 한계(ciokorea, 2018.3. 5)

- IT월드용어풀이::로우코드(itworld, 2017.11.30)


개인적으로는 미디어가 말하는 기술판타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거 따라 다니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회사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투자가 줄을 잇기 때문이다.

일반인을 기술논리만으로 납득시켜주기란 어렵다.


Low code programming.

코딩을 하지 않고, 레고 조립하듯이 프로그램 하는 걸 말한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필요 없이 앱을 만들 수 있다니 굉장히 환상적으로 들린다.


그런데, 누구한테 환상적인 걸까?

적어도 SW 개발자들한테는 아니다.

굉장히 깊은 곳까지 건드리려면 어차피 Low code 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CEO한테 필요한걸까?

아니다. CEO는 경영을 하지 코딩을 하지 않는다.

물론 본부장도 아니고 그룹장도 아니다.


아마 시스템 운영팀, CRM팀 정도에겐 말이 될 수 있다.

엑셀을 많이 써야 하는 부서들이다.

분명 엑셀 보다는 강력한 도구들이다.


기획부서나 사업부서는 아니라고 본다.

그들은 그들의 일만으로도 벅차다.


알아야 코드를 짠다.

이게 있다면 혹시 개발자가 필요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접어 두는 게 좋다.

Low code든 Much code든 프로그램을 짜려면 현재 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그 데이터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그 데이터를 받으려면 어떤 시스템을 찾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기능은 쓰려면 시스템과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알려면 개발자가 필요하다.


물론 그런 걸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고도화된 API 집합이 있다면 개발자가 필요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회사는 정말 많지 않다.


코드량이 적다는 건 고도화된 인프라를 의미한다.

Low code가 되려면 기능들이 충분히 레고블럭화 되었다는 의미다.

항상 최신상태로 잘 관리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실제 운영을 해보면 기능유지에 꽤 큰 비용이 들어간다.

반면 쓰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개발자들은 오히려 Java, python 등과 잘 연동되길 바란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멋있긴 하지만 쓸쓸한 시스템이 되어버린다.


Low Cost Tool로 팔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ow code programming은 꽤 솔깃하다.

'개발자 없이 데이터를 뽑다니...'

'얼마나 환상적인가.'


많은 경영자가 "Low Code"를 "Low Cost"로 받아들인다.

꽤 오랫동안 SW 업계의 화두가 되었고 많은 툴이 시장에서 팔렸다.


업계가 Low code를 통해 기대하는 건 이렇다.


'누구나 쉽게 코딩을 하는 것.'

'그래서 굳이 프로그래머가 없어도 필요한 정보를 제때 얻는 것.'

'아니면,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


하지만, 현실은 ...

평범한 사람들은 개발에 관심이 없다. Low code 라도 어렵다.

아무리 남들이 쉽다고 해도 적성에 맞지 않으면 어렵다.


적성에 맞는다면 Low code로는 만족스럽지 않다.

뭔가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금방 Java, python으로 넘어가 버리고 만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비싸지만 잘 쓰지 않는 툴이 되고 만다.


구매자의 의지가 반영되는 시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Low cost로 포장되는 건 경영자가 구매자이기 때문이다.

시스템은 비용이고, Low code는 비용을 줄여줄 것처럼 보인다.


"Low code programming"

SF영화의 한 장면이라면 그건 찬성이다.

언젠가 그렇게 될 것이고 정말 그렇게 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아니다.

Low cost tool은 환상적인 마케팅과 영업력으로 유지되는 시장이다.

수요도 있고 성공한 업체도 있겠지만 규모를 형성하긴 힘들다.


개발도구 시장은 천천히 성장 중.

대신 비슷하지만, 다른 시장이 있다.

"개발자"를 위한 Low cost tool, 즉 "개발도구(환경) 시장"이다.

Wiki, github, jira, DevOps tool, Open Source 등이다.


이런 제품들은 개발자와 엔지니어의 생산성을 높여준다.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그런데 구매주체가 개발자이어야 한다.

개발도구니까 말이다.


업체가 무슨 툴을 권한다면 우선 개발자들에게 물어보자.

개발자가 외면한다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가치를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SW는 훈련된 사람이 핵심.

SW는 툴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거다.

그래서 비싼 시스템보다 훈련된 사람이 먼저다.


여기서 '훈련'이란 코딩능력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회사업무와 관련 SW기술에 단련된 사람을 말한다.


프로세스나 도구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첨단장비라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면 비싼 장식품에 불과한 법이다.


위 기사는 그걸 이제야 시장이 학습했다는 뜻이다.

참 세상이 더디게 간다는 생각이 든다.


제발 판타지로 사지말고 필요한 걸 사자.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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